김형준 감독 “대전은 세트장·촬영협조 좋아 영화감독들에게 매력적인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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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감독 “대전은 세트장·촬영협조 좋아 영화감독들에게 매력적인 도시”
  • 홍서윤 기자
  • 승인 2017년 01월 08일 17시 56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1월 09일 월요일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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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없다’‘간기남’ 김형준 감독
충청도 전역 관리하던 회사서 일해
보고 느낀 장소들 영화에 고스란히
전주·부산비해 스토리발굴 아쉬워
100만 보더라도 기억남을 영화 목표

▲ 김형준 감독은 “대전은 세트장이나 촬영협조가 잘 돼있고 도심자체가 정제돼 있어 영화감독들에게 매력이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그의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보고 잊어버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화 ‘용서는 없다’, ‘간기남’ 등으로 관객들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던 김형준 감독(50) 얘기다.

김 감독은 중국에서 영화촬영을 진행하다 잠시 지인들과의 만남 차 5일 대전을 찾았다. 그가 관객들에게 특히 이름을 알린 작품은 데뷔작인 ‘용서는 없다(2010년 개봉)’다.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 영화이지만 비헐리우드 스릴러 영화 톱50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평론계에 큰 인상을 남겼다.

“그때는 설익었었는지 너무 잔인하게만 풀어냈던 것 같아요. 그때 당시 배우 하지원 씨도 저 때문에 보러왔다가 20분쯤에 나오는 부검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아 중간에 나가버리기도 했었지요. 그래도 마니아들도 많고 해외에서도 많이 좋아해줘서 제게는 애증의 작품이에요. ”

김 감독에게 충청도는 그의 작품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할만큼 인연이 깊다.

그는 대입 시험볼 때 꿈을 이어 영화과에 들어가려다 부모의 반대로 전기공학과를 다녔다. 이후 전공을 살려 충청도 전역을 관리하는 대전소재 한 회사에 취업을 했고, 그때 당시 보고 느낀 장소들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등장한다.

“그때 뭐 월급도 받겠다, 부모님도 멀리 계시고 해서 일이지만서도 신이 나서 매일 충청도 바닥을 누비고 다녔죠. 그래서 용서는 없다 첫 작품도 배경이 충남 서천이에요. 서천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묘한 지역이에요. 갈대밭도 많아서 거기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은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대전도 김 감독의 영화 속에 모습을 비춘 도시다. 그의 영화 ‘간기남’에 등장한 추격씬의 배경은 대전의 최대 번화가인 중앙로다.

“대전은 세트장이나 촬영협조가 잘 돼있고 도심자체가 정제돼 있어 영화감독들에게 매력이 있는 도시예요. 다만 지금은 일부 장면 촬영에 그친다는 아쉬움이 있는데 전주나 부산처럼 스토리 발굴을 잘 한다면 대전을 주요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반한기류 속에서도 중국 영화시장을 개척해나갔던 김 감독은 영화계 후배들에게도 늘 조언하는 것이 ‘중국 시장의 가능성’이다.

“중국시장은 정말 지난해 다르고 올해 달라요. 반한기류때문에 모든 CG업체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기술력은 그대로 남겨둔 느낌이 들어요. 그만큼 중국사람들의 습득력이 빠르다는 얘기죠. 한국시장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중국의 성장가능성을 발판삼아 많이 진출해야 돼요. 5~6년만 돼도 중국 시장의 눈높이가 한국 못지 않게 올라갈 거에요.”

김 감독은 “주변의 친구들이 너무 잘됐다”면서 다시 한국작품을 만드는 데 약간의 두려움도 가졌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04년 그가 영화 ‘그놈은 멋있었다’ 총괄기획 당시 감독데뷔 시켰던 이환경 감독은 7번방의 선물로 1000만 감독대열에 올라섰다. 당시 조연출을 맡았던 김성훈 감독도 2014년 끝까지 간다로 깐느에 갔고 지난해에는 터널로 700만을 달성했다.

“그 친구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질투심도 나고 자극이 많이 돼요. 한국영화 관객들의 눈이 높아져서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나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성공하는 감독들은 절치부심해서 이런 점을 잘 파고들은 것 같아요. 저도 거울삼아 더 연구하고 분석하려고요.”

영화계에 뛰어들은지 올해로 17년차, 그의 목표는 처음과 똑같다.

“누군가의 마음 속에 잊혀지지 않는 영화를 만드는 게 늘 저의 가장 큰 목표에요. 1000만이 보고 잊혀지는 영화보다는 100만이 보더라도 조금 더 기억에 남을 영화요.”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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