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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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며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3월 19일 18시 33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3월 20일 월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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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아침마당]

지난해,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가 바둑 세계 랭킹 5위 이세돌 9단을 4대 1로 꺾은 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 확실히 입증된 순간이었으니까.

약사, 의사 같은 전문직도 앞으로 로봇이 대체 가능한 직업으로 꼽히면서 사람들은 우려와 기대로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기우만은 아닌 것이 이미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 '구글카', 페이스북의 얼굴인식 기능, 애플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개인비서서비스 '시리(Siri)' 등의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스스로 문제를 이해하고 인간의 지적 노동도 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융합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됐다고 한다. 1784년 영국에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189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3차 산업혁명 이후, 현실과 가상이 통합된 사물을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변화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러다가 사람의 몫까지 인공지능이 잠식해오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과거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도 지금과 같은 불안은 있었다.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 '로봇이 사람을 지배할 것이다.'와 같은 경고가 있었지만 사라진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들이 더 많이 생겨났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상상이나 영화처럼 인간의 감성이나 자아를 갖게 될지는 의문이지만, 인간의 존엄성에 위협이 될 만큼 강력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더욱 편리한 삶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앞으로 산업 전체의 시스템은 물론이고 인간의 삶까지 바꿀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의 총장으로서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늘 안고 살아왔다. 교육자로서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것은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얼마나 훌륭한 교육시스템을 갖추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역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재직 중인 대학은 사회의 전반적인 흐름과 시대적인 요구에 의해 최근 '엔디컷국제대학(ENDICOTT COLLEGE OF INTERNATIONAL STUDIES)'의 개원을 선포했다.-필자의 이름을 딴 대학이라니, 개인적으로 크나큰 영광이다. 엔디컷국제대학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글로벌 소프트파워 인재양성을 목표로 한다.

'엔디컷국제대학' 개원을 기념해 열린 국제학술세미나에는 태국 출라롱콘대학교 싸신경영대학원장 디팍 제인 박사-2016년에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을 누르고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으로 선정된바 있는 인시아드 경영대학장을 역임한 세계적인 석학이자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의 자문위원을 지낸 저명한 기업 컨설턴트) 등 7개국에서 11명의 석학들이 참석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양성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에 의한 혁명이지만 그 주체는 바로 인간이며, 결국 목적은 인간의 행복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간이 가장 행복하게 살았던 때는 인간의 감성과 욕망을 잘 발현하고 누릴 때였다. 고대 그리스 시대, 16세기 르네상스가 꽃피던 시대다. 고대 그리스시대는 인간의 이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시대였으며 그 때문에 다양한 철학과 문학이 발달했다. 중세 천년을 암흑의 시대라 부르는 것은 인간의 욕망을 억누르고 오직 신의 섭리에 따라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 시대를 벗어나 인간성 회복을 주창하며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지식을 뛰어넘는 시대일수록 그러한 인간 고유의 능력은 더 큰 가치로 빛을 발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르네상스시대처럼 인간성회복이 더 중요해 질것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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