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 변화의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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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변화의 열망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4월 16일 18시 38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4월 17일 월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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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아침마당]

아내가 만삭일 무렵 아이는 발길질을 하며 곧 세상 밖으로 나오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고 곧 태어날 아기는 누구를 닮았을까하는 궁금증이 차올라 탄생을 기다리는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한국의 3월은 출산을 기다리는 만삭의 아내처럼 느껴졌다. 바람도 바뀐 것 같고 메마른 가지에 조그만 노란 꽃이 매달려 피는데, 꼭 봄이 온 것 같지도 않았다. 봄은 숨바꼭질 하듯이 얼굴을 보일 듯 말 듯 보여주지 않았다. 봄이로구나, 하고 봄을 완전히 만끽할 만한 순간은 언제나 올지. 조바심 내며 기다리다보니 4월의 캠퍼스는 어느새 꽃 잔치가 열렸다. 봄은 가만가만 조용히 변화를 도모하고 있었고 따뜻한 햇살과 화사한 꽃, 그리고 연녹색의 순을 내보이며 세상을 바꿔놓았다.

지금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방향을 잡아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가끔은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5월에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지, 어지러운 세계정세에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저성장시대에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한국은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런데 개강을 하고 한 달 남짓한 시간을 바쁘게 보내는 동안 대학캠퍼스와 세상은 뜨거운 열망을 품고 있으며 불확실에 대비한 긍정적인 변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은 지난 3월에 엔디컷국제대학을 개원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시스템을 마련했다. '창의적으로, 융합하여'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어떤 능력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지 대학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고 또 멈출 수도 없다.

인터넷에 의한 3차 산업혁명을 맞이할 때도 사람들은 정보화 시대에 대한 기대와 대량 실업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불안을 함께 안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현명하게 그 시대를 이끌어 왔으며 이번에도 변화에 유연하고 빠르게 적응하면 긍정적인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

2017학년도 학생회 발대식 참석도 총장의 일정 중 하나였다. 이번 학생회 슬로건은 'Be One'이었는데 학생과 대학조직이 하나 되어 학생들의 대학생활을 최대한 의미 있게 만들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게 엿보였다. 학생들이 각자 맡은 임무에 책임과 열정으로 임하는 모습에 필자도 젊은 시절의 투지가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관성을 벗어나 긍정적 발전을 지향하는 청년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 며칠 뒤에는 세계은행그룹 산하 국제금융공사 한국사무소 주체로 판교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스타트업'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로봇과 자동화 프로세스로 요약되는 경쟁사회에서 청년층은 더 크고 힘든 도전에 직면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최고 지성인도 상상을 초월하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학 임직원은 물론, 학생들도 집중력과 유연성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에서 10여년을 살면서 아쉬웠던 점은 바로 실패의 인식에 대한 문제였다. 계속되는 실패와 다시 도전하는 과정은 성공한 창업가의 전형적인 사이클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실패란 부끄럽고 한 번이면 족하다는 정서가 있는 듯하다.

부푼 풍선처럼 다양한 가치와 불확실한 기대와 불안, 변화에의 열망이 가득 차 있는 우리 사회. 실패에 실패를 거듭할 수 있지만 두려워할 것 없다. 다시 도전하는 한 그것은 성공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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