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감수성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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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감수성 키우기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4월 30일 18시 25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5월 01일 월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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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충남도교육감
[아침마당]

굽은 강줄기가 반듯해지면 물고기의 등이 휠 수도 있다. 자판기에서 종이컵 커피를 뽑는 데는 20초, 나무가 자라는 데는 20년이 걸린다.

이제 먹는 물과 미세 먼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소홀과 방사능 유출 등 환경문제는 우리사회 최대의 이슈가 됐다.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환경교육이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핵심교육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환경교육은 자원고갈, 기후변화,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감소 등 새로운 문제의 부각으로 환경보전에서 환경복지로 그 중요성과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환경복지는 오염물질 관리나 환경보전의 수준을 넘어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릴 권리를 가진다는 원칙에서 출발한다. 사회복지가 개인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듯, 환경복지 역시 개인의 실천과 사회 국가적 노력, 그리고 교육을 통해 실현 될 것이다.

교사가 생태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으면 학생은 풀 한 포기도 귀하게 여기고, 급식 시간에 먹을 만큼만 가져간다. 미래에너지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은 아무리 바빠도 체육시간에 교실을 나서기 전, 전원 스위치를 내린다. 환경교육은 의식과 태도의 변화, 참여와 실천이 수반될 때 의미를 갖는다. 교사와 학생이 동아리를 조직해 학교와 지역사회의 환경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실천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충남교육청은 교실 안에서의 환경교육뿐만 아니라, 교정의 나뭇잎 하나, 꽃잎 한 장에도 다정한 눈길을 주고, 마을 실개천의 비밀을 찾아가는 '환경사랑 학생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친환경적 가치관과 생태적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동아리 운영 교육 자료를 발간·보급하고, 환경동아리를 위한 학교예산 편성을 권고했다. '홍성천과 친구 되기'는 청정홍성21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함께하는 홍성지역의 학생 연합 동아리다. 홍성천 수질은 유속조사와 수질탐사에서는 3급수와 4급수 사이로 보이지만, 수서생물의 서식 상황으로 보면 2급수에서 3급수 사이로 차이가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유속과 수질, 생물 개체수의 변화를 탐사해 홍성천의 정확한 수질을 파악하고 개선방법을 찾겠다며 내년 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생태지도를 그리면서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자'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생태두더지' 동아리의 텃밭 프로그램, '우리가 차리는 밥상'도 인상적이다. '씨감자' 노래를 배우고, '씨감자'를 부르며 하지감자를 심고, 포실포실하게 삶아먹는 활동까지 정성이 깃든 밥상이다. 텃밭을 일터이자 놀이터로 삼는다는 아이가 일지에 기록한 '옥수수는 눈길을 주지 않을 때 더 잘 자라는 것 같다'라는 한 줄 글의 울림도 크다.

2015 개정 환경교과에서는 개인과 사회,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통합해 환경교육 목표를 제시했다. 서천행복교육지구의 '감성 충전! 3색 생태체험학습'은 지역의 생태자원을 활용한 환경교육으로 '학습자가 자신의 주변과 지역 환경에 대한 탐구를 통하여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이해하고…'라는 중학교 환경교과 목표에 충실하다. 서천행복교육지구의 국립생태원·희리산휴양림과 연계한 자연생태체험학습, 국립해양생물자원관·갯벌체험장과 연계한 해양생태체험학습, 문헌서원과 월남 이상재 선생 등 인문자원과 연계한 인문생태체험학습은 마을교육생태계 복원에도 기여하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미래핵심역량인 생태적 감수성을 갖춘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1교 1환경사랑 동아리 조직, 환경교과 선택 권장, 에너지절약 지킴이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숲을 파괴하는 것은 나무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중이다. 환경교육은 공존과 공영, 민주적인 삶과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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