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가치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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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가치를 정한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5월 14일 18시 31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5월 15일 월요일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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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아침마당]

우리는 브랜드의 시대를 살고 있다. 롤스로이스나 샤넬과 같은 고가의 브랜드에서 우리가 쉽게 접하는 맥도날드와 같은 브랜드까지.

얼마 전, 아내와 함께 본 '파운더'는 브랜드의 힘을 잘 보여준 영화였다. 한물간 밀크셰이크 믹서기 세일즈맨 레이가 성공신화를 이뤄낸 것은 '맥도날드'라는 햄버거 가게를 통해서였다. 레이라는 인물은 맥도날드 형제가 만들어낸 식당을 프랜차이즈를 통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1%를 먹인다는 맥도날드의 창업신화의 주인공이다.

영화에서 햄버거와 조리시스템을 만들어낸 맥도날드 형제보다 '맥도날드'라는 브랜드가치를 알아본 레이가 더 성공한다. 포켓몬이나 미키마우스 등 브랜드 열풍을 이미 겪어본 우리는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파워나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지난 2014년 필자가 재직중인 학교가 전 세계 상위 5% 경영대학만이 보유한 AACSB(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의 인증을 획득하고 2016년에는 AACSB로부터 혁신상을 받으면서 매년 AACSB 행사에 초대받는다. 지난달에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AACSB 101주년 국제세미나에 참석했다. AACSB 인증을 받은 세계 유수의 경영대학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에서 위원회는 AACSB 브랜드 이미지 쇄신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권위가 강했던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역동성과 적극성의 리더십을 가진 조직으로의 이미지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던 것이다. 경영교육과 경영실무와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기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AACSB, 현실과 이어진 경영학 교육'으로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선정했다. 세계각지에서 온 경영대학 대표들은 AACSB의 변화를 두 팔 벌려 환영했다. AACSB의 가치가 올라가야 대학들의 브랜드 가치도 더불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휴스턴으로의 출장에서 돌아왔을 때 반가운 소식이 또 필자를 반겼는데, 필자가 재직중인 대학이 교육부의 국책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대학 브랜드의 방향을 확실히 정한 터라 정부의 지원금은 그 역량을 강화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 자동화, 빅데이터로 인해 산업혁명과 취업시장에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필자가 재직중인 대학은 재학생들이 혼돈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전공지식과 소프트 스킬을 겸비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학교 브랜드를 키워나가기 위한 노력이 정부로부터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필자뿐 아니라 많은 한국인이 반겼던 최근 브랜드의 변화는 바로 대통령선거가 아닐까 싶다. 일련의 사태로 무기력과 자괴감에 빠졌던 한국인들의 기운이 다시 살아나는 듯해 지켜보는 한 사람으로 다행스러운 마음이 든다. 탄핵부터 선거까지의 과정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격변의 시기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의 브랜드는 진실성과 소통으로 재개편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동안 한국인의 강인한 저력,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사그라들지 않았음을 외신들도 인정하고 있다.

새로 선출된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 고령사회의 안정화, 정부의 투명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한국에 깊은 애정을 가진 이방인으로서 소망한다. 한국인들은 이번 경험으로 리더가 어떤 철학을 갖고 어떻게 이끌어 나가느냐에 따라 국격과 나라의 브랜드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충분히 알게 되었을 것이다.

브랜드가 가치를 정한다. 어떤 방향으로 얼마만큼의 열정으로 끌고 가느냐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는 것이다. 오늘의 노력이 미래의 나의 브랜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하루하루를 결코 헛되이 보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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