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에서 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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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물에서 놀아라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06월 25일 18시 34분
  • 지면게재일 2017년 06월 26일 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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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헌 충북지방조달청장
[아침마당]

5년 전 같은 같이 근무하던 직원의 권유로 수영을 배우게 됐다. 처음에는 어릴적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 망설였으나, 어차피 아침에 씻어야 되는 데 사우나도 할 겸 괜찮겠다 싶어 시작하게 됐다. 그날 이후 매일 아침 수영을 즐기고 있다.

수영을 배우면서 몇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첫째로 수영은 꾸준히 기초부터 시작해 단계를 거쳐 가며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기본 영법인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을 다 배우려면 최소한 6개월이 걸린다.

둘째로 큰물에서 수영하다 보니 실력이 향상 된다는 점이다. 처음 수영을 배울 때는 수심 1.5m, 길이 25m의 작은 수영장에서 시작했다. 얼마전 수심 2m, 50m 길이의 정규 수영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50m에 익숙해서 그런지 25m는 시시해 보인다. 옛말에 '큰 물에서 놀아라'라는 격언이 생각난다.

수영을 배우면서 조달청의 업무 중 이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하고 싶다.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조달시장 진출 업무다. 국내 조달시장 규모는 한정돼 있는데 조달기업은 매년 늘어나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는 상황이다. 반면 해외조달 시장은 국내 조달시장(120조)의 50배인 6조 달러(6200조 원)의 큰 규모이다. 우리기업이 해외 조달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 조달기업이 해외조달시장에 진출하는 경우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해외진출 전담조직이 없기 때문에 해당국가의 조달제도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힘들다. 어디서 어떻게 접근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조달청은 이러한 기업들을 위해 해당국가의 입찰제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해외시장개척단을 이끌고 출국길에 오른다. 조달청이 이들 기업에 대한 보증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직접 접촉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 조달청이 수영 강습 선생님처럼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수집 단계부터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조언과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FTA 체결로 해외 조달시장이 확대 개방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진출에 뜻을 같이하는 조달기업들이 참여하는 ㈔한국지패스(G-PASS)기업 수출진흥협회가 출범했다. 지패스기업이란 효율적인 해외 조달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기술력, 신뢰도, 해외진출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조달청이 선정한 우수 조달기업을 말한다. 현재 414개 기업이 지정돼 있는데 올해 말까지 500개 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거리 수영의 경우 처음 출발해 자기 페이스의 호흡으로 조절하기가 쉽지않다. 초기에 욕심 때문에 무리를 해서 호흡조절에 실패하면 완주하기 힘들어진다. 그러나 초기에 호흡조절을 성공할 경우 이후에는 편안하게 수영할 수 있다. 해외조달시장 진출도 마찬가지다. 초기에 접근하기가 힘들지만 한번 개척해 놓으면 그 다음부터는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이 해외조달시장 진출하는데 조달청이 항상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지패스기업협회 설립을 계기로 우수 중소기업이 국내에서만 머물지 말고 불루오션인 해외 조달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강소 기업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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