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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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
  • 충청투데이
  • 승인 2017년 12월 20일 19시 19분
  • 지면게재일 2017년 12월 21일 목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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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필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예술감독
[목요세평]

이제 달력이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추운 날씨와 함께 일 년의 마지막 달이라는 아쉬움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심회(深懷)해 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미래의 꿈을 준비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결정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 대한 가치관 정립이 아직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필자가 하나의 조언을 해 본다.

첫 번째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 바란다.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성공하게 되더군요'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현실에서 100%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것만을 쫓다보면 금전적 어려움에 봉착할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이 선택한 일이기에 일이 잘 안된다고 해서 특별히 낙담하거나 후회하는 일이 덜하다. 반면 일이 재미있기에 의외로 긴 시간을 하더라도 질리지 않고 일에 대한 깊이와 완성도가 높다.

두 번째 자신이 잘하는 일이다.

자신이 잘 하는 일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어떤 이는 평생을 찾아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것을 찾기 위해서는 냉정한 평가의 잣대가 필요하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추어야 하는지 알아야 하고 자신의 자질과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노력과 투자를 예측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다행이도 서른한 살에 소질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태리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고 있을 때 오페라 중간 잠시 쉬고 있는 사이 혼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장난삼아 지휘를 하고 있었다. 우연이 그 모습을 본 오페라 음악감독이 필자에게 지휘에 특별한 재능이 있어 보인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래서 필자는 연주를 마치고 국립음악원 지휘과 교수님께 무턱대고 찾아가 평가를 요청했는데 교수님께서는 "훌륭하다"를 연신 말씀하셨다. 그 뒤로 교수님은 필자를 위해 두 시간 먼저 출근하셔서 수업 이외에 두 시간의 특별레슨을 따로 해주셨다. 필자가 노래 할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던 것이다. 10년이 넘게 좋아하는 성악가로의 길을 가고 있을 때는 그렇게 노력해도 잘 풀리지 않던 일들이 지휘를 하니 저절로 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해서 필자는 좋아하는 일과 맥락을 같이하는 잘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세 번째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이 일은 앞의 두 가지 일을 선택함에 있어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 더 나가 인류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반향을 일으킬지를 판단해야 한다. 즉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확실히 하여야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그것은 '내가 들려주는 음악을 통해 세상을 더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음악을 하는 동안 힘들고 지치고 어려운 형편에 처해졌을 때도 누군가는 해야 할 꼭 필요한 일이었기에 나 자신을 위로하고 일으켜 세울 수 가 있었으며 떳떳할 수 있었다.

세상 누구도 좋아하고 잘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어떤 이는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두 가지 밖에 충족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생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깨우쳐야 한다.

필자는 우리 청소년이 저마다의 이상(理想)과 꿈을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 나간다면 반드시 꿈꿨던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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