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어려운 워킹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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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어려운 워킹 맘
  • 충청투데이
  • 승인 2018년 03월 15일 17시 31분
  • 지면게재일 2018년 03월 16일 금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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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성 평택대학교 명예교수·청소년지도연구원장

수렵사회 때부터 남성은 산과 들에서 사냥을 하였고 여성들은 집안일을 담당해왔다. 특히 조선시대는 여성의 집밖 출입통제가 심해졌다. 지금은 남녀불평등 없이 여성들이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아동청소년들의 건강한 육성을 위해서 워킹 맘의 활동 강화가 절실하다. 날로 워킹 맘이 늘어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자녀를 둔 남녀 모든 기능과 역할이 중요한 때다. 남성 배우자가 있으나 남성 배우자가 유명무실하거나, 배우자 2명이 모두 사회생활을 하여 양육에 전념하지 못하는 경우에 여성에게 양육의 책임이 더해질 때 워킹 맘이라고 한다. 사회가 완전히 보육을 책임질 수 있는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경우에는 양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주어진다. 특히 여성에게 통례적으로 책임을 느끼게 된다. 워킹 맘은 가정에서는 육아와 가사 일을 하고 직장에서 일을 한다. 일인이역의 일상생활이 반복되고 있다. 자연적으로 집안일을 비롯해서 자녀양육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한 업무수행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 등으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보육비용 등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고통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사회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국가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지난 여름 사회관계망 서비스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는 어느 어머니의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녹색어머니회는 '모든 엄마들이 한번 씩 돌아가면서 봉사를 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에선 많이 부담이 된다.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모든 학부모가 의무적으로 녹색어머니회에 가입해 등굣길 교통안전지도를 하여야 한다. 부부가 둘 다 회사를 빠지기 어려운 데다 매번 전업주부인 다른 엄마에게 부탁하기 미안해서 이번엔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되는 실정이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혹시나 자식이 밉보일까 걱정돼 거부하기도 못한다.

녹색어머니회는 초등학교 등하굣길 교통지도를 맡는 민간 자원봉사단체이다. 학부모들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은 지역사회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을 전개해 가야한다. 올해 6월 기준 전국 5700여개 초등학교에서 46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 가운데 지원해 참여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맞벌이 등으로 참여할 수 없는 부모가 늘어나자 참가를 억제하는 학교도 있다. 각 지역 육아커뮤니티에는 녹색 어머니 알바 구인 글이 빈번하게 올라온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교통안전지도 활동이 어려운 부모들을 대신할 사람을 돈을 주고 구한다. 하루 1시간에서 1시간 30분 동안의 활동 대가는 1만 5000~3만 원 정도다.

어르신 일자리로 대신하는 지자체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는 관내 모든 초등학교에 등하굣길 교통 봉사를 해주는 어르신을 파견한다. 올해 17개 학교마다 평균 4~5명의 교통봉사 어르신을 파견했다. 하루 3시간씩 한 달에 10번 교통봉사를 나가는 어르신에겐 26만원을 지급한다. 자율적으로 지역사회학생들을 위해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되어있어 다행스럽다.

어린이 교통안전지도인 만큼 국가나 지자체가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학교 정문 밖의 안전은 원래 지자체나 경찰이 담당하는 게 맞다. 학부모를 동원해 안전문제 해결에 앞서 자율적인 규범의식이 확립되어 운영되어야한다. 어린 시절부터 규칙을 지키며 이웃을 소중하게 인식하도록 교육을 강화시켜가는 일이 중요하다. 서로 믿고 함께 해가는 지역사회공동체사업은 밝고 행복한 이웃을 만들어갈 수 있다. 불신과 의심으로 증폭되어가는 삭막한 공동체에 훈훈한 사랑과 믿음이 가득차길 바란다. 믿음은 신뢰와 사랑을 이룰 수 있는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 신뢰 속에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켜갈 때에 우리사회는 더욱 아름다워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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