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自我)를 찾아가는 길 '속리산둘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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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自我)를 찾아가는 길 '속리산둘레길'에서
  • 충청투데이
  • 승인 2018년 07월 05일 18시 41분
  • 지면게재일 2018년 07월 06일 금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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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걷기란 자아(自我)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다. 그 여정 속에서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우리는 살면서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그에 대한 답은 삶 속에 녹아 있다. 삶의 향기를 느끼러 가는 여행, 낯선 것을 찾아 나서는 모험의 시작이 걷기인 것이다.

아파트 문화로 귀결되는 현대 사회의 삶 속에서 우리는 늘 질병과 스트레스로 고통받으며 생활한다. 판에 박혀 있는 삶! 회색의 시멘트 도시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자신을 성찰할 기회마저도 박탈당하고 있다. 이에 대한 탈출구가 걷기 여행이다. 걷기는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는 행위로 장소 불문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할 수 있고, 도시를 떠나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에서도 적격이다.

걷기를 즐기면 현대인의 삶을 괴롭히는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모든 병의 근간인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도 있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 600개 이상의 근육과 200개의 뼈를 함께 움직이며 행하는 걷기의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걷기는 '산소의 섭취량을 증가시키고, 다리와 허리의 근력을 증가시키며, 비만 및 고지혈증을 개선함과 동시에 뼈의 밀도를 유지시키고 심장 및 폐 기능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즉 성인병에 가장 효과적인 운동이다.

걷기의 효과성이 알려지면서 국가와 각 자치단체는 걷기길 조성 및 홍보에 한창이다. 마을길, 숲길, 해안길, 치유길 등 길의 형태도 다양하게 만들어 졌다. 그간 걷는 행위가 정상을 목표로 하는 등산에 치우쳐 부담을 느꼈던 시민들이 각자의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 여유를 즐긴다. 청춘 남녀, 가족, 노인 등 다양한 주체들을 걷기 길에서 만날 수 있다. 아침에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걷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를 잊고 운동만 생각하다고 무리하다 몸을 상하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한다. 걷기의 핵심은 여유인 것이다. 여유를 잃으면 건강을 잃는다.

우리나라에는 수백 개의 걷기 길이 조성돼 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남해 해파랑길, 곰배령 트레킹 길 등 다양하다. 각자의 시간과 취향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다. 그중 속리산 국립공원을 빙 돌아 조성하는 '속리산 둘레길'을 소개한다. 속리산 둘레길은 산림청에서 지정한 우리나라 5대 명산 트레킹 길로 '풍요와 미학'의 길이다. 마을의 고샅길과 마을 마을을 잇는 고갯길, 푸르름과 황금 물결이 출렁이는 들녘길에 사람의 향기가 고스란히 배어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넘실거린다. 마을의 수호신인 보호수가 다리쉼 하는 나그네의 갈 길을 잡는다. 동네 어르신의 이야기는 머물고 싶은 충동을 자극한다. 속리산을 감싼 숲길 또한 가히 일품이다. 총 길이는 200여㎞를 훌쩍 넘으며 보은·괴산·문경·상주를 연결하는 중장거리 코스다. 2015년 조성을 시작한 둘레길은 16년에는 보은길이 17년에는 괴산길이 완성되었다. 그중 보은길은 약 60㎞이고 괴산길은 약 70km이다. 문경과 상주는 준비 중이다.

걷기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속리산 둘레길'로 떠나시라. 일상의 고단함에서 탈출하라. 그곳에서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상념을 버리고 재충전하라. 내 몸에 소리 없이 다가오는 질병에 당당히 맞서고 몸을 재구조화하라. 자아를 찾아가는 길 '속리산둘레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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