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청소년만 금융교육? 어른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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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청소년만 금융교육? 어른도 함께 해요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5월 06일 17시 3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5월 07일 화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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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진 KEB하나은행 신방동지점 PB팀장

필자는 어린 자녀들의 저축하는 습관과 동시에 소비를 절제하는 습관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다행이 유치원에서 은행 견학 프로그램도 진행했고, 매달 저축하게 해 자연스럽게 교육이 됐다.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니, 그런 프로그램이나 저축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많이 줄었다. 중학생이 되서도 그랬다. 일부 학교에서는 꾸준히 저축을 하게하며 금융교육도 하는데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았다. 학교 교육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금융생활을 현명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관심이 필요한데 너무 소홀하단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EBS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 입금’을 하는 청소년 불법 고리대부업 관련 내용을 보았다. ‘지각비, 수고비’ 최소 이자율 30%가 거래됨에도 소액의 돈을 거래하기 때문에 불법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마트폰 SNS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어른들이 쉽게 알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현금 뿐 아니라 문화상품권, 기프트 카드까지도 동원된다고 하는데 특히 게임의 아이템을 사려고 졸라대는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한번 쯤은 이런 내용을 공유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년 전, 비트코인 사기극을 벌인 고등학생을 기억하는가? 개발 중인 가상화폐를 가지고 사기극을 벌인 이 학생은 블록체인이라는 최신기술을 잘 이해하고 다루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법의 틈새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사건이었다.

요즈음 청소년들이 접하는 금융환경은 예전의 어른들이 경험 한 것처럼 지점을 방문해서 업무를 봐야하는 오프라인 형태가 아니다. 그들이 늘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이뤄지고 있다. 어른들이 모르는 사이에 원하든 원치 않든 무차별적인 마케팅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환경에서 어떤 행동이 옳은지 또는 하면 안 되는지, 어떻게 해야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인지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그런 것 접하지 않겠지? 크면 자연히 알게 될 텐데, 어릴때부터 돈 이야기는 무슨~지금은 시험 공부에 집중해야 해. 나중에 대출 같은 것은 절대 받지 말고, 남에게 빌려주는 것도 하지 않으면 괜찮아 예금은 원금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으로만 하면 되. 원금손실 상품은 위험하니까 절대 하지 않으면 되.”

혹시나 단순히 이렇게만 자녀의 금융교육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앨런 그린스펀(전 미국연방준비 제도 의장)의 말처럼 청소년들을 위한 금융교육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저축하는 행위는 바람직한데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대체 어떤 상품들이 있고 그 차이는 무엇인지? 대출이 무조건 나쁜게 아니고 유용한 도구로도 쓰일 수도 있다는 데 어떻게 그런건지? 소액이니까 크게 수익 주는 상품에 베팅하는 식의 사행성 상품을 가입하겠다는데 이것이 왜 나쁜 건지? 등 우리는 청소년들과 나눠야 할 많은 이야기가 많다.

안타깝게도 어른들 조차도 본인이 금융문맹인지도 모르고 또 그런 부분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제대로 알면서 선택하지 않는 것과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나’로 끝난 것이 아니라, ‘내 자녀의 금융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이라는 생각도 해보면 좋으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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