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人物도 부자도 없는 충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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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人物도 부자도 없는 충청도
  • 충청투데이
  • 승인 2005년 09월 12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5년 09월 12일 월요일
  •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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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철(全允喆)감사원장을 비롯 국정원장, 법무장관, 검찰총장, 사법개혁위원장…. 그런데다 새로 내정된 이용훈 대법원장도 호남이다. 모두 힘있는 자리다.

장차관급도 26%를 호남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청와대는 "   山 군단이 점령하고 있다"고들 말한다.

부산출신이 아니면 적어도 노무현 대통령과 동향인 경남 김해 출신, 또는 부산상고 동문들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던 김우식씨가 경질돼 버리는 바람에 충남 출신의 비서실 고위직은 한명도 없다.

내각에 대전출신 장·차관 역시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물론 충청도에는 청양 출신 이해찬 국무총리가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영의정 자리에 충청도 출신이 많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충청도 출신 영의정들은 자신의 개인적 야망으로 고향사람은 물론 자기 사람을 챙기지 않기 때문에 임금이 즐겨 임명했다.

흔히들 관가에서 듣는 이야기로는 타지역 사람들은 자기 고향 출신을 열심히 챙기는데 우리 충청도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충청도 사람들은 아랫사람을 키워 주지도 않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밀어 주지도 않지만 오히려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충청도에는 다선 국회의원도 없고 한 두 번 시킨 후 갈아치운다.

지난 주 DJ(김대중 전대통령)는 광주에서 열린 '김대중 컨벤션센터' 개관식에서 "대통령에 처음 출마한 1971년부터 당선된 1997년까지 26년간 대통령에 3번 떨어진 저를 광주시민과 전라도민이 끝까지 90%이상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데 힘입어 험난한 세월을 극복할 수 있었고 저는 그 은혜를 결코 잊을 수 없다"고 감격했다.

이 자리에는 정계 인사를 비롯 5000여명이 몰려 들었다고 한다.

평가는 다를 수 있으나 한 지역에서 대통령을 배출하고 그것을 기리는 기념건물을 세우며 고향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은 이해가 된다.

같은 시대 이미 대통령을 한 YS, DJ와 함께 '3김'의 한 축이었던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어떤가?

그에게 어떤 관이 씌어져 있는가?

그래도 JP는 끝까지 자신을 밀어주지 않는 충청도 사람들을 섭섭해 할 것이고 충청도 사람들은 그렇게 밀어줬는데도… 하며 JP를 원망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 충청도의 '인식의 괴리'가 있다.

어쨌든 이와 같은 '문제의 괴리'는 충청도에 큰 인물도 없고 대기업 역시 많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지금은 한화그룹, 계룡건설 등 극소수만 존재할 뿐, 이땅에 처음 '새나라' 자동차를 생산했던 신진자동차, 동아건설, 충남방직, 동양백화점 등등은 어떻게 되었는가?

영남이나 호남에서와 달리 대전에서는 돈 벌면 빨리 떠야한다는 업계의 속설이 있다. 기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요즘 들어 이런 속설이 지역경제에서 또 다시 회자되는 것은 지역의 미래를 위해 안타까운 일이다.

인물도 대기업도 없는 충청도-사실 '행정도시'보다 더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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