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황우석을 밟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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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황우석을 밟고 가라
  • 충청투데이
  • 승인 2006년 01월 02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6년 01월 02일 월요일
  •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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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우리 지역의 원로 되시는 분이 병원에 입원을 하여 문병을 한 일이 있다.

그때 함께 자리를 한 어느 기관장이 "5년만 참으세요. 그러면 황우석박사가 줄기세포로 50년 더 살게 해준대요"하고 위로의 말을 했다.

이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했고 병석에 누워있던 그 원로분께서는 "그렇게 오래 살아도 돼? 하고 손을 저었지만 싫지 않은 표정이였다.

정말 황우석은 우리의 꿈이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는 가장 되고 싶은 스타였고 충청인들에게는 더 없는 긍지였다. 그래서 충청향우회는 '자랑스런 충청인' 제1호의 영예를 수여했고 충남도는 실험용 돼지를 기르고 있는 홍성에 '황우석 기념관'을 건립하고 탐방코스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전개할 계획이었다.

과학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대덕연구단지에서는 황우석교수를 대덕밸리 홍보대사로 임명하기까지 했었다. 정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자로 올려놨고ㆍㆍㆍ, 그러나 지금 그는 너무 비참하고 절망적이다.

모두들 앞다퉈 황박사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성경에 간음한 여인을 예수님 앞에 끌어다 어떻게 할까 물었을 때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죄없는 사람부터 돌을 던져라" 그러자 여인을 끌고 왔던 군중은 하나씩 자리를 뜨고 말았다. 누구도 양심앞에 결백한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분명 '황우석의 꿈'은 무너졌다. 국민들은 참담하고 세계는 우리들을 조롱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그들은 '쓰레기 통에서 장미꽃을 찾는것'으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조롱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리는 이제 전직 대통령들을 감옥에 보내고 국정원장을 지낸 권력자들을 도청혐의로 구속할 정도의 민주주의를 이룩했다.

6ㆍ25의 폐허에서 굶주리는 고아와 피란민의 대열을 보고 그들은 '원조 없이는 못사는 나라'로 우리를 무시했다. 정말 그때 우리는 얼마나 절망적이었던가!

그러나 지금 우리는 무역규모 5000억불 시대를 열고 세계 12개 경제대국의 반열에 끼어들고 있다.

50년대, 60년대, 우리와 같이 외국인만 보면 쫒아가 "헬로우 기브미 원 달러!"하며 손을 내밀던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은 20년이 가고 30년이 가고ㆍㆍㆍ 그래도 지금껏 "헬로우 기브미ㆍㆍㆍ"를 찾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 민족에는 그들과 다른 원동력이 있고 창조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황우석의 실패'에 절망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 생명공학 연구의 기술대국이 되어야 한다. 이번 황우석논문조작을 발견한 것도 외국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젊은 과학도에 의해서 였다. 그것이 매우 중요하다. 황우석의 쓴 잔은 귀중한 경험이며 교훈이다. 따라서 비록 황우석은 넘어졌으나 그를 밟고 일어서야 한다. 그렇게 황우석이 밟혀 주는 것은 우리 과학의 미래를 위해 또 다른 공헌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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