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평섭 칼럼]'도청이전' 화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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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도청이전' 화합이 중요하다
  • 충청투데이
  • 승인 2006년 02월 01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6년 02월 01일 수요일
  •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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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 1월 17일, 조선총독부에서 사이또 총독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75세의 고령인데다 머리와 수염이 백발이고 백색의 해군대장 복장을 하고 있어 그 위엄이 대단했다.

'광주학생소요' 사건 등을 언급하던 사이또 총독은 공주에 있는 충남도청을 대전으로 이전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필요한 예산 39만5천원을 일본국회에 제출했음도 밝혔다.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총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는 바람에 정무총감 고다마가 대신 답변대에 나섰다.

"여러분, 부채를 부칠 때 부채 손잡이를 잡아야지 부채살이나 가운데를 잡는 사람은 없습니다. 충청남도의 모양을 보십시오. 꼭 부채 모양입니다. 그리고 부채의 손잡이에 해당되는 데가 어딥니까? 대전입니다. 그러니 도청은 부채 손잡이에 자리 잡아야 바람을 일으키고 충남이 발전합니다."

이렇게 해서 '부채 손잡이'가 유행어가 됐으며 대전의 땅값은 평당 2~3원하던 것이 5~6원으로 치솟았다. 공주는 거센 저항이 계속됐다.

그런데 70여년이 지난 지금 도청이전의 폭풍이 다시 불고 있다.

충남도와 도청이전추진위원회는 지난 26일 공주ㆍ부여가 포함된 백제고도권, 천안ㆍ아산이 포함된 북부내륙권 등 6개정주생활권별로 1개소씩의 평가대상지를 발표했다.

이 스케쥴대로 한다면 2월 10일을 전후해 3박 4일간의 평가단 합숙평가를 거쳐 15일쯤 최종지역이 확정발표될 예정이다.

비공개로 매우 공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공정성이 아니라 지역화합이다.

지역발전성, 지역정체성, 행정효율성, 지역균형성 등등 세부적인 평가기준의 틀에 충남 지역 곳곳에서 합의를 거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의 틀'을 거부하는 이런 상황에서 도청이전을 강행한다면 충남은 '화합'이 아니라 '분열'을, 미래를 향한 에너지의 집중이 아니라 갈등이 우려스럽다.

물론 뒤로 미룰 경우 5·31 지방선거에서의 정치공세를 비롯 심대평 지사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뻔한 거래를 하는 장사꾼은 없다. 오히려 沈지사에게 부담이 될 뿐이다.

아들 형제를 둔 아버지가 살아 있는 동안 급하게 재산을 정리키로 하자 서로 상속을 받으려고 경쟁을 벌였다.

장남은 자신이 앞으로 제사를 모셔야하는 관계로, 막내는 자신이 제일 가난한 형편을 내세워 싸웠다.

둘다 옳은 주장이었고 어느 누구에게 상속을 해도 공정했다는 소리는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공정성보다 형제의 화합을 더 중요시한 아버지는 재산정리를 뒤로 미루고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죽음 직전에 이르자 형제는 아버지의 결정을 이의없이 받아 들였다.

지금 서두르는 도청이전은 더 기다리며 모든 지역이 수용할 최대한의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성질 급하다는 경상북도 사람들은 아직도 도청을 대구에서 옮길 생각도 않고 있다. 오히려 대구와 경북을 통합하려는 운동이 활발하다. 그래야 진정한 자치단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질 느긋하다는 충청도, 더 좀 기다릴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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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2006-02-01 22:48:43
역사책에도 없는 70년전 일화까지 들먹이는것 보면...
아는것은 있으나 무엇이 옳은지 모르는 사람 같습니다.
바보가 아니라면 도청이전. 지금밖에 기회가 없음을 잘 아실텐데.
어떤 사적인 이득을 바라보고 글을 쓰시는지요.
당신같은 사람들 정말 싫습니다.

변변치 못한 분께 2006-02-01 15:39:36
도청 이전 사업 10년 넘게 질질 끌어 왔습니다. 도민 화합 운운하며 또 미루자는 것은 도청 이전 하지 말자는 거나 다름없습니다. 5월 지방 선거와 연결되면 지역별로 더욱 찢어질 것이며 지지부진하다가 도청 이전 물 건너 갑니다. 이런 사업에 모두 찬성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 정도는 아주 잘 진행되는 편이죠. 행정도시 건설 문제에 충청 돌데이 사설을 대입하면 행정도시 취소해야겠네요. 충청 돌데이 웃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