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복지제도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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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복지제도 부러워"
  • 박강수 기자
  • 승인 2003년 04월 09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3년 04월 09일 수요일
  •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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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의중남미기행]2.칠레
▲ 칠레 제1의 항구도시인 발파라이소에 자리한 해군본부 앞에서 포즈를 취한 필자.
칠레 수도 산티아고는 남극 탐험을 위해 떠나는 출발점으로 유명하다.

칠레 인구 1500만명 중 절반이 이곳에 살고 있으며 불과 80㎞ 떨어진 사방에는 6000m 전후의 높은 산들이 많아 경치가 뛰어났다.

하얗게 눈덮인 안데스산맥이 석양에 붉게 물들면 장관이었다.

칠레는 한 농부가 소유하고 있는 땅이 보통 1만㏊이며, 길이가 무려 18㎞쯤 되는 포도농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산티아고를 사방으로 둘러싸고 있는 높은 산 때문에 일어나는 스모그 현상이다.

자동차 연료의 질이 나쁘고 중고차가 많으며 시내버스가 거의 구형인데다 이것들이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어 대기오염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었다.

관광객들이 도시경관을 즐기려고 산크리스토발 언덕이나 산타루시아 언덕에 올라가도 낮에는 스모그 현상이 심해 아름다운 산티아고 시내를 볼 수가 없을 정도다.

녹음이 우거진 아르마스 광장 주변은 시민들의 좋은 휴식처이자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다. 관광객이면 누구나 찾는 광장이며 숲이 좋다. 광장에는 이 나라의 독립기념비와 산티아고 시의 기초를 쌓은 페드로 데 발디비아 (pedro de vardivia)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산티아고에서 가장 낭만적인 것은 케이블 열차인 푸니쿠라르이다.

언덕에 사는 시민들이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값싸고 빠른 이동수단으로 만들어진 칠레의 역사적 명물이다.

푸니쿠라르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관광객들은 푸니쿠라르를 타고 성모상이 있는 언덕에 올라가 멀리 눈아래로 보이는 산티아고 시내를 스모그 사이로 내려다 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칠레에는 3W와 3F란 말이 있다.

즉, 기후(weather), 포도주(wine), 여자(women)가 3W이다. 농사 짓기에 적절한 기후, 질 높은 포도재배로 만든 세계적인 포도주, 도시일수록 여자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3F는 과일(fruit), 꽃(flower), 생선(fish)을 가리킨다.

맛있는 과일, 예쁜 꽃, 신선한 생선을 맛본다는 것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경험이다.

산티아고에서 만난 칠레대학의 교수는 칠레가 잘 사는 이유를 세가지로 들었다.

첫째는 칠레는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구리 생산은 세계 35%를 점유하고 있으며 수산업, 임업 등도 20% 전후를 차지한다.

칠레는 11개월 일하고 1개월 쉰다. 따라서 국민 대부분은 별장을 소유하고 있다.

둘째, 칠레 국민들은 우리처럼 교육열이 높다.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인 칠레는 우리와는 반대로 국·공립학교가 70%, 사립학교는 30%에 불과하다.

초·중등학교에서는 교과서, 공책, 연필, 식사제공은 물론, 버스값까지 지불한다.

셋째, 훌륭한 복지제도가 있다. 어느 직장에서도 65세 이상의 고령자를 2명 이상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

장·차관도 운전기사가 없다. 공직자가 부정에 연루되면 사회적으로 낙오자가 된다.

우리처럼 감옥에 갔다온 사람이 공직과 선거에 버젓이 나서는 일은 상상도 못한다.

산티아고에서 130㎞ 떨어져 있는 이 나라 제1의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에는 1991년에 옮긴 칠레 국회가 있다.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이전하려는 우리 나라가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와 함께 한번 가볼 만한 곳이다.

짧은 칠레 여행이었으나, 이 나라의 교육제도, 복지제도, 지방분권의 발전된 모습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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