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기업하기 좋은 대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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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기업하기 좋은 대전 만들기
  • 충청투데이
  • 승인 2019년 06월 23일 16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6월 24일 월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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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균 ETRI 중소기업협력부장

대전지역 경제가 심상치 않는 것 같다. 지난 4월 대전의 실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6% 상승한 5.2%로 서울, 울산과 함께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해 고용한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들의 탈(脫)대전이 가속화되고 있고, 스타트업, 벤처기업의 수도권 이탈로 대전의 지속가능한 기업생태계와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렇듯 지역 핵심주체의 잇따른 유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2일 대전테크노파크 주최로 ‘기업하기 좋은 대전’을 위한 산·학·연·관 간담회가 개최됐는데 기업체 대표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이 토의됐다. 여기서 나온 몇 가지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 대전시 공무원 담당자 교체주기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즉 공무원의 전문성과도 연결되는 문제인데 경제 및 과학관련 부서 담당자의 잦은 교체로 인해, 일껏 사업내용과 애로사항을 장시간 협의했지만,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정책의 지속성·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둘째 사후지속성장지원(Post-BI)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대다수 벤처기업의 경우 일반 BI에서 입주할 수 있는 기간이 보통 3년 정도이기 때문에 그 후 지역 내 입주할 만한 공간 확보가 녹녹치 않다. 이에 상당수가 벤처기업이 판교 밸리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대전은 기업을 바로 찾아 연결하고, 생산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내·외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주문했을 때, 지역내 기업을 즉각적으로 찾고 생산까지 한꺼번에 해 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한 것이다.

넷째 제대로 된 인력의 채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상당수 대졸자는 무조건 서울지역 기업을 희망하고 있고, 석·박사 역시 지역 기업보다는 공공기관, 대기업 등을 희망하고 있어 정작 필요한 인력을 대전지역이 아닌 타 시도 졸업자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섯째 벤처기업의 제품에 대한 인증 및 테스트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및 신제품에 대해 공식으로 인증하거나 기술적으로 테스트 해 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 기업하기 좋은 대전을 만들기 위한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본다.

첫째 대전시 일자리경제국 또는 과학산업국 사무실을 대덕테크노밸리로 이전시키는 것을 제안한다. 기업체 대표들은 공무원들이 좀 더 적극성을 띠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업이 가장 많이 밀집한 대덕테크노밸리에 사무실을 두어 기업현장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고, 기업이 원하는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밀착지원 체계가 이뤄졌으면 한다.

둘째 대전시가 대덕특구에 있는 15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원을 지역기업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핵심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 개별 연구원이 지역기업과 일회성 협력이 아닌, 시를 중심으로 연구원과 지역기업이 지속적으로 R&D를 수행하고, 거대 국책사업을 공동으로 제안할 수 있도록 허브역할을 해야 한다. 또 연구원의 수많은 정보와 기업의 요구사항을 연결하고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도 필요로 할 것이다.

셋째 대기업 유치 전략 보다 우량 중견기업이나 글로벌 강소기업을 대전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대기업을 유치하는 것 보다 대전의 전략산업군 또는 지역기업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중견기업이나 강소기업을 다양한 세제나 부지 등 혜택을 통해 유입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넷째 지역기업을 위한 친(親)기업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지역기업의 탈(脫)대전이 많은 이유는 타 시도 보다 기업환경이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원하고 있는 공간 및 부지 문제 해결, 벤처기업인을 위한 직원전용 기숙사 건립, 첨단기술 및 제품을 테스트 또는 검인증 할 수 있는 센터 설립 등 타 시도 보다 유리한 차별화된 인프라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기업의 탈(脫)대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역 내 실업문제 뿐만 아니라 지역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역민 전체가 기업하기 좋은 대전을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기업과 기업인이 사랑하는 대전시가 돼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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