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전시문화의 빗장을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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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전시문화의 빗장을 풀자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4월 05일 16시 1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06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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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공섭 대전동구문화원장

우리는 가난의 대명사처럼 붙어 다니던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이겨내고 최고의 경제성장을 일궈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경제 강국이 됐다.

하지만 매일같이 돈과 성취만을 쫓아 서로 경쟁했다. 이기고자 전력투구하는 모습에서 이기적이고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우리를 발견한다.

조금이나마 인간성과 정서적가치를 회복해보자. 이는 다양한 예술감상을 통해 가능하다. 이 같은 행위는 ‘웰빙’과 ‘힐링’이라는 키워드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지치고 힘든 삶의 질 회복. 그 회복을 위한 방법에는 문화·예술전시가 그 중심에 있다. 전시문화는 대중과 함께할 때 더욱 가치 있는 문화로 정착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현재 문화·예술전시는 장르마다 주최 측만의 잔치에 머무는 경향이 짙다. 전시장을 찾는 사람 역시 끼리끼리 문화에 익숙하다. 간혹 과제수행을 위한 중고생들의 단체관람이 고작이다.

일반 대중에게는 전시 정보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 혹 정보를 알아도 거리·시간적 한계 때문에 대단한 결심이 없으면 전시장을 찾지 않는다.

관람객이 없는 예술은 유아독존적 사고에 매몰될 위험성이 크다. 물론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전시장 환경과 조명시설 등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런 조건이 전시의 절대적 가치라고 할 수는 없다. 관람객 없이 작품만 덩그렇게 그 자리를 지키는 전시회를 생각해보라. 얼마나 쓸쓸한가.

다중집합장소인 지하철 역을 이용한 전시가 전시문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지하철역은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다. 어린 학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지나가며 작품을 감상한다. 모든 문화는 이같이 대중이 함께할 때 더욱 빛나고 가치를 지닌다.

문화예술인과 당국은 이러한 전시문화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백화점, 대형마트, 공공기관 로비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곳에서 전시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모든 전시관이 휴관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전시가 시선을 끌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인터넷 매체로 선보인 ‘핀란드 디자인 10,000년’ 녹화 중계도 성공적이었다. 온라인 전시는 시간·공간적 제약으로 전시관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좋은 기획이다.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편하게 전시작품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발상이다.

코로나 사태로 모바일과 온라인을 이용한 전시 투어도 활발하다. 아직 온라인 전시의 관람객 수는 많지 않다. 그러나 전시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고, 온라인 전시를 본 관람객들은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시문화를 전 국민화하는 방법을 고민하자. 이를 통해 전시문화의 빗장을 풀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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