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늦어지자 갈 곳 잃은 식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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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늦어지자 갈 곳 잃은 식자재
  • 윤지수 기자
  • 승인 2020년 04월 15일 22시 1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16일 목요일
  •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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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자재·우유납품 업체 240~250곳
코로나 여파… 매출 손실 불가피
우유 업체선 매출 100% 하락도
분유·멸균우유 등 자구책 한계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지역 식자재 및 우유업체가 재고품 판매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초·중·고교의 온라인 개학에 따라 납품처를 찾지 못한 식자재·우유 등 공급 업체들이 새로운 판로를 찾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15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초·중·고 및 특수학교 등 총 307개교(지난해 기준)로 이 곳에 240~250개 업체가 계약을 맺고 식자재 및 우유 등을 납품을 하고 있다.

이전 납품 업체의 월별 매출액은 100억원 이상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오프라인 개학이 연일 미뤄지자, 업체마다 큰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다급해진 업체들이 저마다의 살길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는 모양새다.

대전 동구 소재 급식전문업체 대표 A 씨는 “학교에 납품하는 육류들은 신선도가 특히 중요해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라며 “인터넷으로 재판매를 시도했지만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불가능해 결국 지인들에게 나눠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지역 우유 공급 업체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3월 지역에서는 279개 초·중·고교에서 1만 6856명이 우유 급식을 이용했다.

비용만 해도 약 2억 500만원이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에 학교들이 개학하면서 우유 급식으로 인한 매출이 올랐어야 했지만 올해는 온라인 수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0% 매출이 하락했다.

이에 지역 우유조합은 학교 급식에 들어갔어야 할 우유들을 분유나 치즈로 재가공하거나 멸균 우유로 재생산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들어오는 저렴한 분유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없고 공정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해 결국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김승섭 대전충남우유조합 본부장은 “학교급식으로 나가던 우유가 고스란히 재고로 남아 있는 상태”라며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아서 오래 보관할 수가 없어 분유로 가공하고 있는데 저렴한 수입 제품과 경쟁이 되지 않아 판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학교 급식에 우유를 제공했는데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일이 끊겼다”며 “고정 판매처가 사라지게 된 상황으로 오프라인 개학이 다시 시작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호소했다.

오프라인 개학이 미뤄지면서 시교육청에서도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프라인 개학이 미뤄지면서 무상급식이 중단된 상태”라며 “무상급식에 드는 비용은 시와 5개 자치구와 분담하고 있는데 미사용된 무상급식비는 다른 사업에 쓰일 수 있도록 예산 변경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홍지은 수습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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