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미술품 관리와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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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미술품 관리와 보존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4월 19일 18시 0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4월 20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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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

미술은 천년을 보존해야 할 인류문명의 자산이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소장품 보존과 관리가 가장 기본 역할이다.

이에 공공기관, 작가, 개인수집가를 위한 미술품 관리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미술품 관리는 목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 번호 붙이는 법(소장품의 리스트화)이 합리적이다. 미국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소장품을 소장하게 된 해를 기준으로 일련번호를 붙인다.

2020년 첫 번째로 등록된 작품은 ‘2020.1’이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은 소장경위로 분류한 후, 소장경위에 일련번호를 붙인다.

덕수궁에 소장하던 작품은 ‘덕수-번호’, 새로 구입한 작품은 ‘신수-번호’다. 국립미술관은 장르별로 분류한 후, 장르의 영어 이니셜에 일련번호를 붙인다.

일례로 한국화는 ‘Ko-번호’다.

미국처럼 소장하게 된 해를 쓰고 이어서 일련번호를 붙이는 등록방법이 간단하게 소장품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둘째, 조도가 중요하다.

전시실에서 조도 관리는 작품상태에 따라 조정한다. 종이와 텍스타일 재질은 조도를 낮게 유지한다.

금속과 도자기는 조도에 영향을 덜 받는다. 수장고는 소장품을 보관하는 조도 관리가 중요하다.

수장고에 보관하는 작품에 직접 빛이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작품도 조명이 없는 곳에서 쉬는 시간이 중요하다.

미국 뮤지엄은 작품이 종이와 텍스타일 재질인 경우 1개월 전시하면 1년을 수장고에서 쉬게 한다.

셋째,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온습도계를 비치하고 매일 확인해 온습도의 안정화를 점검한다.

세계뮤지엄협회(ICOM)는 수장고 온도 15~25°C(일일 변동 +/-4°C이내), 습도는 45~55%(일일변동 +/-5% 이내)를 추천한다.

금속재질은 낮은 습도가 좋다.

넷째, 작품을 보관할 때, 반드시 ‘중성지(no-acid)’를 사용한다.

신문지를 포장재로 사용해 라면상자에 보관하는 분은 즉시 신문지를 걷고 라면상자에서 꺼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얇은 중성지로 완충하고, 중성지로 만든 상자에 보관한다.

우리나라 한지는 좋은 보관재료가 된다. 중성지 종이상자는 비싸더라도 장기보관을 위해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라면박스와 같은 종이 재질의 상자는 종이가 산성이라 작품보관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다섯째, 가구를 보관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좀벌레다.

실제 사용했던 가구(목조)일수록 좀벌레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목가구 안에 벌레피해를 받을 수 있는 종이나 염직류의 작품은 보관하지 않는다.

만약 기회가 닿는다면 오래된 목조 가구는 훈증하면 좋다.

여섯째, 물피해를 방지한다.

오래된 서화와 서적 중 물피해를 받은 것이 많다.

서화나 서적을 옮길 때는 반드시 마지막 포장은 비닐로 하고 테이프로 붙여서 물에 빠지더라도 물이 최대한 스며들지 않도록 하자.

미술품 이동 시에 실외의 온도가 높고, 실내가 냉방으로 온도가 낮은 국가에서 미술품을 이동할 때는 특히 온도변화로 인한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한다.

일곱째, 최근 급속히 진전하는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의 다원예술은 매뉴얼을 반드시 작성하여 함께 보관한다.

작가가 현장에 없어도 다시 설치가 가능하도록 매뉴얼은 알기 쉽게 작성돼야 한다. 또한 전기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수명연한 등의 관리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 중심 작품은 저장매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미술은 수백년, 수천년 동안 전수돼야 할 인류문화유산이다.

하나하나의 보관과 보존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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