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픽]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디지털 학폭' 교묘함 속 숨겨진 상처받는 아이들
상태바
[투데이픽]보이지 않아 더 무서운 '디지털 학폭' 교묘함 속 숨겨진 상처받는 아이들
  • 박혜연 기자
  • 승인 2020년 05월 19일 17시 1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5월 19일 화요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충남지역에 살고 있는 A 양은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 신체적 구타는 물론 SNS를 통해 언어적 폭행을 당해왔다. 괴롭히던 친구들이 자신의 얼굴과 성적 모욕감이 들 정도의 사진을 합성해 단체 카카오톡 방에 계속해서 올리며 놀렸다. 단톡방을 나가면 다시 초대하고 사진을 보내며 협박했고 가해자 중 한 명은 "외부로 사진 유출되기 싫으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본인이 원하는 기프티콘이 있을 때마다 사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선 디지털 학교 폭력이 끊이지 않는다.

SNS를 통한 따돌림은 온라인 개학 중에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디지털 상에서 이뤄지는 학폭의 실시간 모니터링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대전 학교폭력 상담센터 등에 따르면 등교 개학 연기에도 학생들 사이 벌어지는 디지털 괴롭힘, 언어폭력 등 상담 요청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들이 두려움과 부담감으로 자신이 겪는 상황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벌어지는 학교폭력은 상당할 것이란 게 상담센터 측의 설명이다.

실제 온라인 개학 기간 동안 대전지역에선 특정인 페이스북을 찾아가 단체로 욕설이나 비방한 행위, 데이터·기프티콘을 강압적으로 요구한 행위, 특정 친구의 얼굴을 부적절하게 합성해 단톡방에 뿌린 행위 등을 당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SNS를 통해 특정 인물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사이버불링’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주변인이 먼저 문제를 인식하거나 피해자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 한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때문에 가해자를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아 처벌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폭력 외에도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온라인 폭력도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접촉이나 보복금지 등에 대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학교폭력센터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선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서로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침은 있으나 온라인 학폭에 대한 피해자, 가해자 접촉방지 대안은 없다"며 "온라인 상 학교폭력 문제 해결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학생 얼굴을 캡쳐해 ‘딥페이크’로 악용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꼼꼼한 학폭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혜연 기자 hyecharming@cctoday.co.kr

빠른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