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 들꽃 활짝… "오~매 꽃물 들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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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 들꽃 활짝… "오~매 꽃물 들것네"
  • 한남희 기자
  • 승인 2003년 05월 02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3년 05월 02일 금요일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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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고은식물원'
▲ '고은식물원' 중앙의 전망대 주변엔 원추리, 붓꽃, 할미꽃 등 수십여종의 꽃이 야생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채 피어 있다.

한 조경 사업가의 30여년 동안 이어져 온 식물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

청양군 청양읍 군량리에 자리잡은 '고은식물원'.

지난달 28일 개원한 고은식물원은 10만여평이 넘는 산비탈을 4500여종의 갖가지 꽃과 나무들이 뒤덮고 있어 사철 피어나는 꽃들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봄이면 진달래, 복숭아, 살구꽃이 온 산을 새색시 얼굴 마냥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여름이면 220여종이 넘는 장미와 150여종의 우리 꽃 무궁화가 산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300여종이나 되는 단풍나무는 가을산을 붉게 물들이는 주역이며, 형형색색을 띠던 꽃과 나무들도 겨울이면 눈이 부시도록 흰 눈꽃에 그 자리를 내준다.

지난 90년 부지조성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곳은 비탈이 심하고 잡목이 무성한 자갈밭에 지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경 묘목 생산 농장으로 활용되다 1997년 식물원 조성 인가를 받은 후 본격적인 식재를 시작, 올 봄 전국 최고의 산림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은식물원'에 식재된 수천 가지 식물은 각각 그 특성에 따라 20개의 테마 소원으로 구분돼 있다. 

특히 산 정상에는 이곳 식물원이 가장 자랑하는 단풍나무원이 조성돼 있으며 식물원 조성 초기부터 수집하기 시작한 단풍나무 300여품종이 얼마 전부터 잎을 피우기 시작했다.

또 식물원 한가운데에는 식물원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공원이 자리잡았다.

공원 중앙에 터를 잡은 팔각정에 오르면 지친 다리는 어느새 가벼워지고 신선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입구 양쪽으로는 초화류가 식재돼 있고 주변에는 10여개의 석등이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전망공원을 돌아 남쪽 언덕 위엔 잊혀져 가는 우리꽃 무궁화 동산이 있는데 이곳에는 국내외에서 교배된 150여종의 무궁화가 다양하게 전시돼 있어 한 자리에서 여러 무궁화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무궁화 동산을 지나 만날 수 있는 중앙 산책로는 침목을 이용해 조성됐으며 바닥엔 자갈돌이 옹기종기 깔려 있다.

자갈끼리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를 들으며 산 중턱까지 올라가다 보면 기존의 송림을 그대로 보존한 채 조성된 야생화 공원을 만날 수 있다.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피어나는 올망졸망한 야생화를 감상하다 보면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스며 나옴을 느낄 수 있는데 그 향기는 바로 장미원을 에워싸고 있는 덩굴성, 관목성, 왜성 장미 등 220여종의 아름다운 꽃향기이다.

장미원을 지나 쉼터 위쪽에 자리잡은 튤립원에는 튤립 원종과 교배종이 한데 어우러져 지금 한창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이곳은 원래 묘목장으로 사용되다가 지난해 튤립을 심기 시작한 곳으로 튤립이 지면 초본원으로 이용된다.

이 외에도 독일 붓꽃 180여종 등 모두 220여종의 붓꽃이 피는 붓꽃원 등 사계절 식물들이 식물원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이주호 원장은 "꽃과 나무가 좋아 이곳에 터를 잡고 사재를 털어 수목원을 세웠다"며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 학생들을 위한 자연학습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식물원이 될 수 있도록 가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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