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도서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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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도서관 생활'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6월 24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25일 목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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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청주시립도서관 도서관정책팀 주무관

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라는 신조어가 눈길을 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이 변화를 겪었다. 청주시 도서관 또한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시민 안전을 위해 임시 휴관을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책에 따라 점진적 개관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서로 일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팬데믹(pandemic) 혼란 외에도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물아일체'이다. 즉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과 물아일체가 돼 함께 호흡하고 생활한다는 점이다. 언택트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자유를 꿈꾸는 디지털 노마드, 주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장소에 상관없이 여기저기 이동하며 업무를 보는 이들을 말하는 것으로 현대판 '유목민' 인생을 꿈꾸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여러 해 전 이미 노마드의 성지가 된 스페인, 포르투갈, 캐나다의 도서관을 방문했다. 우리나라의 도서관과 달리 시끌벅적하게 과제를 작성하고 있는 대학생들, 보드게임용 테이블, 편하게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는 소파, 누워서 책을 보는 좌석 등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가 눈에 띄었고,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도서관이 디지털 노마드의 새로운 성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렇듯 디지털 노마드 이용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흐름에 맞춰 청주시 공공도서관 14곳에서도 전반적 운영 체계와 환경을 정비해 휴관 기간중에도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발굴,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시행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왔다.

이러한 개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청주시 도서관은 △공간의 제약 없이 독서 활동이 가능한 '전자도서관' △7개월 이상 임신부들을 위한 도서택배서비스 '기쁜 맘 안심택배' △업사이클링 갤러리 도서관 사이버 전시 △코로나19 자가격리자 도서 지원 △긴급 보육 시설 전집 대출 △마음 방역 1:1 북 큐레이션 등 다양한 시책을 펼쳐 왔으며, 비대면 도서대출 서비스인 '북드라이브스루'를 실시해 약 4만 명에 이르는 시민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실적을 이뤘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 읽고 반납하는 공간이 아니다. 새로운 정보를 얻고 창출하며 실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세미나, 강좌 프로그램을 통한 협업을 바탕으로 이용자 간 인터뷰를 통해 여론이 형성되며, 고품질의 와이파이 등 스마트 환경 속에서 라이브러리 플랫폼이 완성된다.

앞으로도 우리 도서관에서는 전자책·오디오북 콘텐츠 제공을 강화하고 온라인 강좌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채널 연구해 대면 서비스와 비대면 서비스를 병행해 이용자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진정한 디지털 노마드를 꿈꾼다면,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책과 만날 수 있는 시·공간이 필요하다면 지금 도서관으로 향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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