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고] 당신의 ‘위로’는 어떤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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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기고] 당신의 ‘위로’는 어떤 것인가요?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6월 30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01일 수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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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스토리닷 대표

“이번 책에는 ‘위로’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우리는 위로에 매우 서툴고 멋쩍어합니다.”

늘 그렇듯 조금 늦은 아침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그날따라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죠. 비에 젖은 숲 내음이 좋았습니다.

가끔 책을 쓰고 자주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매일 살림을 짓는다고 써놓은 저는 사실 늦잠꾸러기라서 이렇게 한 시간 정도 천천히 걸어야 그나마 잠에서 깨어납니다.

우산을 쓰고 오르락내리락 야트막한 동네 산을 걷는 동안 얼마 전 나온 책 에필로그에 쓰여있던 ‘위로’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위로, 단어 뜻은 알고 있었지만 사전에는 어떻게 나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찾아보니 위로란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주거나 슬픔을 달래주는 것을 말한다고 하네요.

책 제목에 '괜찮아’라는 말을 넣는 게 한창일 때가 있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괜찮다는 것인지 참 사탕발림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제가 만든 책에도 이런 ‘위로’라는 단어로 책을 설명하고 있자니 다시 한번 그 단어를 정확히 되새겨보고 싶었던 것이었을까요? 그러면서 정말 이번 책이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과연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참 끝에 내린 결론은 이 책을 읽는 이들 처한 상황이 각자 다르니 읽는 모든 이에게 위로를 줄 순 없어도 그런 마음으로 작가가 썼고 나 또한 그런 마음이 전해지도록 책을 만들었으니 모두는 아니어도 이 책으로 위로를 받는 이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동생 죽음으로 작가를 포함 트레킹팀을 꾸려 히말라야를 걷는 그 길이 위로의 여정이었다고 말하는 이 책은 정작 작가에게 이제는 조금 괜찮냐고 물어 보고 싶은 말을 책을 읽는 동안 책에 대신 물어볼 수 있었다고 하는 한 독자의 말이 그 어떤 책에 대한 느낌 글보다 좋았습니다.

그 말은 제가 신혼 초에 통영의 한 섬에 가서 바람을 맞을 때 느꼈던 그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창 행복했을 그때도 그곳의 바람은 ‘정말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것은 자연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당신에게 위로는 어떤 것인가요? 요즘처럼 위로가 필요할 때도 없는 것 같아요.

조금은 낯간지러운 이 말이 그래서 말하기 더 어려울 수 있지만 이 말이 필요한 이들 입에서 쉽게 나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더불어 자연이 주는 위로처럼 저 역시 그런 자연 일부로서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만드는 책도, 제가 쓰는 글도 그랬으면 하고요.

그리고 팍팍한 이 시대에 당신을 위로해줄 어떤 것을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그중 하나로 추천해드리고 싶은 것은 책 읽기입니다.

책은 그 어떤 것보다도 당신에게 정말 좋은 위로가 될 거예요. 마치 친구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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