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픽]“휴가 시즌인데 정작 갈 곳 없어요”…코로나 영향에 휴가 고민에 빠진 직장인
상태바
[투데이픽]“휴가 시즌인데 정작 갈 곳 없어요”…코로나 영향에 휴가 고민에 빠진 직장인
  • 이심건 기자
  • 승인 2020년 07월 15일 17시 1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15일 수요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직장인 이 모(36) 씨는 올해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에 빠졌다. 회사에서는 여름휴가를 권유하는데, 해외여행은 막혀 있다. 국내 여행은 어느 곳이나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바가지요금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 씨는 "그냥 집에서 넷플릭스나 책을 볼 계획"이라면서 "이번 휴가는 멀리 떠나기보다는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집이나 집 근처에서 보내는 휴가)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19(이하 코로나)가 여름까지 이어지면서 직장인들의 휴가 풍경이 바뀌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서 수그러들 줄 알았던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올여름 휴가 계획을 짜려는 직장인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7말 8초(7월 말∼8월 초)' 휴가 성수기를 앞두고 잇따라 긴 휴가를 권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전국 5인 이상 기업 793개를 조사한 결과 올해 하계휴가를 실시하는 기업들의 휴가 일수는 3.8일이었다.

지난해(3.7일)에 비해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여름휴가가 5일 이상이다'라고 답한 기업의 비중도 28.2%에서 31.7%로 늘어났다.

반면 코로나로 여름휴가 일정이 불투명해진 지역 직장인들은 하나같이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올해 입사한 직장인 최 모(29) 씨는 "취업에 성공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좋은 곳으로 휴가를 떠나 보상받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가족끼리 휴가 가려면 한두 달 전부터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은 아무런 계획조차 세울 수 없는 상황이어서 조바심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 여름 여행 성수기로 꼽히는 7~8월 대전시관광협회 소속 250곳의 여행사들의 패키지여행 예약률이 전년 대비 99% 감소하며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줄어든 여름 휴가비도 직장인들을 우울하게 한다.

경총이 '2020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5인 이상 기업 793곳 중 62.7%가 올해 연차휴가 사용 촉진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올해 하계 휴가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곳은 지난해(54.5%)에 비해 6.1%p 줄어든 48.4%였다.

직장인 박 모(38) 씨는 "해외여행도 못 가는 상황에서 회사 경영난으로 여름 휴가비 지급이 안된다는 소리를 들으니 더욱 우울해졌다"며 "제주도처럼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은 엄두가 안 나 충남 근교의 숙소를 구해 그 안에서 푹 쉬다가 올 예정"이라며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빠른 검색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