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픽] 대전 한복판에 수돗물 안 나오던 제일아파트, 상수도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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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픽] 대전 한복판에 수돗물 안 나오던 제일아파트, 상수도 공급된다
  • 전민영 기자
  • 승인 2020년 07월 22일 17시 2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22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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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매일같이 식수를 뜨러 약수터에 갈 일도, 샤워 후 온 몸이 가려울 일도 없게 됐어요”

대전 중구 석교동 제일아파트에서 40여년을 거주했다는 이병철(78) 씨가 웃음을 내보였다.

1971년 준공 당시 상수도 설치가 되지 않아 현재까지 지하수를 끌어다 사용했던 중구 석교동 제일아파트에 상수도 설치가 드디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제일아파트 소식이 알려지자 문창신협협동조합에서 8500만원을, 구에서 600만원을 지원해 해당 아파트에 상수도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 씨는 “지하수는 전기로 끌어다 쓰기 때문에 오늘처럼 비가 오면 전기 누수로 지하수가 끊겨버리는 경우도 태반이었다”며 “이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물이 끊길 수 있다는 걱정이 사라질 것이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말했다.

대전 도심 한복판에서 유일하게 지하수를 끌어다 쓰던 제일아파트에 상수도가 보급된다.

상수도 설치를 위해 각 세대별로 부담해야하는 수십만원이 발목을 잡은 제일아파트에 지자체와 문창신협조합이 올해 말까지 수돗물을 공급할 예정이다.

1971년 상수도가 아닌 지하수 공급을 택해 준공된 제일아파트는 지하수 공급시설이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져 왔다.

상수도 설치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진 바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세입자들이 많은 특성상 각 세대별로 수십만원의 부담금이 발목을 잡아왔다.

상수도 설치를 위해서는 공사비 18만 1000원과 원인자부담금 36만 9000원 등 약 57만원과 세대별 계량기 설치비용까지 요구되는데 제일아파트 입주 세대 중 재정여건이 넉넉지 않은 입주자들이 많은 상황이다.

현재 제일아파트에는 기초생활 수급자는 9세대, 차상위 계층은 2세대가 존재하며 공실은 10세대다.

공실의 설치비용까지 입주세대인 총 40세대가 분할 납부할 경우 부담금은 더욱 증가할 예정이었다.

제일아파트에 7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최수진(67) 씨는 “그동안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설거지, 빨래 등에 사용하다보니 석회가 나와 그릇에 이물질이 생기거나 옷이 쉽게 변질되는 등 불편을 겪어왔다”며 “형편이 어려운 입주자들이 많아 수십만원이나 하는 상수도 설치비용을 대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는데 주변의 도움으로 수돗물이 공급된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구는 내달 중 착공에 들어가 오는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내 100%에 육박하는 상수도보급률에 발맞춰 상수도시설 설치사업 지원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라며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제공받고 생활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업을 최선을 다해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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