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꽃 피운 트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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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꽃 피운 트로트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9월 10일 17시 0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9월 11일 금요일
  •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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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성희 명예기자
▲ 곽성희 명예기자

엄마! 요즘은 노인정에도 잘 못 나가고 심심할 텐데, 어떻게 지내? 라는 안부 인사에 엄마는 '트로트 프로그램 보면서 지낸다'라고 말한다. '엄마! 어떤 노래 좋아해? 나는 ○○노래 좋아하는데….’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아침 드라마 보고 저녁 드라마 보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말했던 엄마의 즐거움이 올해는 하나 더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노인정 출입도 제한되고 소통할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트로트 장르의 음악 프로그램이 그나마 부모님께는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고 있다. 트로트 열풍은 부모님 세대뿐 아니라 10대와 유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트로트는 일제 강점기부터 우리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양식이었고, 한국 대중음악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장르이지만, 한때는 아이돌 음악에 밀려 기성세대 일부만이 즐기는 음악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들의 한(限)의 정서를 담아내기도 했고, 흥(興)의 정서를 담아내기도 했지만, '뽕짝'이라고 불리면서 저급음악으로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사의 주제와 리듬이 다양해지면서 다른 음악 장르와는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다.

음악은 심리치료 장면에서도 매개체의 역할을 하며 스트레스와 우울증, 수면장애 외에도 다양한 심리적 고통을 감소시키기 위해 치료적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비추어볼 때 트로트 음악의 리듬과 가사가 주는 감동은 클래식 음악에 버금간다고 볼 수 있다.

트로트는 영어로 'Trot' 즉, '빠른 걸음으로 걷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트로트는 우울하고 심리적으로 무기력해진 우리 부모님들의 삶에 새로운 감동을 선물하고 일상생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는 따뜻하게 일렁이는 우리 마음의 봄을 빼앗았고, 최근 불어 닥친 두 번의 태풍은 가슴에 매달린 소중한 열매들을 빼앗아 갔다.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 모두에게 위로와 관심이 필요한 이 시기, '트로트'라는 대중음악을 통해 온 세대가 함께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부모님 가슴에 행복이라는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릴 것 같다.

명예기자 곽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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