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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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자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10월 04일 18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05일 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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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규 청주시 흥덕구 산업교통과장

자연재해에는 수해를 비롯해 태풍, 설해, 냉해, 지진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들 자연재해 중에서 인간의 노력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래도 수해(水害)는 우리 노력에 따라 그 피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난 1980년 보은을 중심으로 한 폭우나 2017년 청주시의 시간당 최대 강우량 91.8㎜로 200년 빈도에 해당하는 집중폭우의 경우는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사전에 철저하고, 지속해서 예방을 했다면 피해는 크게 줄었을 것이다.

수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어떤 수해 현장이든지 그 현장을 보면 다 원인은 있다. 그것은 바로 물길을 내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해 없이 지내던 곳에서 어느 순간 하천의 제방이 무너지고, 범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주로 상류에 임야나 농경지로 쓰던 곳을 개발한 것이 원인이다. 전에는 땅으로 스며들고 농지에서 임시 저장 역할을 하던 빗물이 그냥 직접 흘러내려 제방이 넘치는 원인이 된다.

나무를 뽑아내고 하천을 정비해야 한다고 하면 환경단체에서 반대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선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필자는 하천이 존재하는 가장 우선되는 기능은 '물이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흐를 수 있게 하는 것이 하천이 존재하는 가장 중요 기능'이라고 단언한다. 임야에서나 볼 수 있는 큰 나무를 왜 하천에서 재배해야 하는지가 의문이며, 수해를 입은 이재민, 한 해 농사를 망친 농업인들 앞에서 과연 반대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앞으로 수해 복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수해지역 물길을 그대로 원상복구를 해서는 안 된다. 수해가 발생했다는 것은 물길이 좁다는 뜻이다. 즉 지금보다 더 넓게, 더 튼튼하게 복구를 해야 한다. 배수로는 넓히고, 하천은 하상을 낮추고, 제방을 넓혀야 맞는 것이지 수해가 발생하기 전 상태 그대로 복구할 경우 수해는 반복될 것이다.

우선 올해 수해가 발생한 지역의 수해복구는 넓고 안전한 물길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항구 복구를 추진하고, 위험지역부터 순차적으로 배수로와 하천을 정비한다면 장기적으로 재해와 예산이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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