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고] 코로나 우울, 상담으로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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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기고] 코로나 우울, 상담으로 극복하자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10월 05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06일 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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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진 청주시 서원보건소 지역보건팀 주무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던 지난 7월 초 새벽에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아 잠에서 깼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라 단순히 더위 탓으로 생각하고 거실로 나와 찬물을 마시고 심호흡을 하면서 답답한 느낌이 가라앉기를 기다렸지만 숨쉬기는 점점 힘들어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단 생각에 잠들어 있는 신랑을 깨워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로 가는 짧은 시간, 집에서 자는 두 아이 생각에 숨은 점점 더 쉬기 힘들어졌고, 응급실까지 가는 그 10분이 마치 영겁의 시간같이 느껴질 정도로 괴로웠다. 응급실 도착 후 기본적인 활력징후를 측정하고 피검사, 흉부 x-ray, 심전도 등을 검사했지만 호흡 곤란의 이유는 없었고, 결국 응급실 당직의는 항불안제를 한 알을 처방한 후 괜찮아지면 퇴원하고 동일 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보라고 권유하고 사라졌다.

이후에도 자잘한 걱정거리가 생기면 숨이 안 쉬어지는 증상이 반복됐고, 불안한 증상의 강도는 그날보다 덜했지만 5분에서 10분 정도는 피가 거꾸로 도는 듯한 느낌을 받고 안절부절하지 못해 집 밖으로 나가 생각을 멈추는 노력을 했다. 두 달 동안 증상은 간간이 나타났지만 강도도 약해지고 횟수는 점차 줄어들어 잠깐 숨이 쉬어지지 않아도 생각을 가다듬으면 이내 곧 증상은 사라지게 됐다.

'코로나 우울'.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하는 이 단어는 먼 얘기만은 아니었고, 당장 나와 내 주변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점차 확산하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마음이 지속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동반되면 우울증으로 진행되기도 있다.

이같이 재난 경험 후 발생하는 반응을 미리 알고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는 것이 필요함에 따라 청주시 4개 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전화 또는 대면 상담을 통한 정신건강 평가 후 고위험군을 선별해 치료를 연계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난을 경험하거나 목격하게 되면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긴장 상태가 지속되는 등의 극심한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하게 되나 이러한 반응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반응이므로, 두려워하거나 감출 필요가 없다.

언제라도 누구라도 재난으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함이 닥치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심리적 방역을 요청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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