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세’ 논란 가열… 단양·제천 시멘트 업계 “기금으로 조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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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세’ 논란 가열… 단양·제천 시멘트 업계 “기금으로 조성을”
  • 이상복 기자
  • 승인 2020년 12월 06일 18시 0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2월 07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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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안정적 재원확보차원 지방세돼야”
청주 조정대상 해제 ‘안갯속’▶3

[충청투데이 이상복 기자] 시멘트세 입법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수혜 지역 민·관과 정치권의 신경전이 가열하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6일 충북도와 제천시·단양군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시멘트 지역자원시설세(시멘트세) 신설을 골자로 한 지방세법 개정안 심사가 시작된다.

시멘트 생산량 1t당 1000원(40㎏ 1포대에 40원)의 목적세를 과세하자는 것으로, 법 개정안은 이 재원을 주변 지역 환경개선과 지역균형발전사업 등에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충북에 떨어질 시멘트세는 연 17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시·군에 65%를 배분하고 나머지 35%는 도가 특별회계로 잡아 광역적 사업에 사용한다는 게 원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엄태영(제천·단양) 의원 등 시멘트 제조사 소재 지역구 의원들은 세금이 아닌, 기금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시멘트협회도 같은 입장이다.

충북도를 경유하지 않는 기금을 조성해 피해지역 민간 기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방세법에 시멘트세를 신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 법을 개정할 필요가 없다.

반면 충북도는 “자의적 기부를 의미하는 기금은 재원확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지방세보다 금액이 적다”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주민 지원 재원을 확보하려면 법에 의한 조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멘트 제조사가 있는 충북과 강원은 대국회 입법 로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행안위를 직접 방문해 시멘트세 신설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해 9월 시멘트세 신설 공동 건의문을 채택한 뒤 같은 해 11월 함께 국회를 찾아가 제출하기도 했다.

단양환경단체협의회 등 단체도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법안 심사를 코앞에 두고 기금조성 안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는 입법을 막기 위한 시도가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면서 “기금이 안정적이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기금은)지속성을 보증하기 어렵고 운영 과정에서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주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 주민단체는 기금 조성에 동의했다. 제천시 송학면과 단양군 31개 단체는 4일 성명에서 도를 경유하는 시멘트세 신설을 반대했다.

이들은 “시멘트세는 피해 지역 주민이 주도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도의 처분만 바라보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면서 “도의 세입을 늘리기 위해 세금 350원(35%)을 더 붙일 이유가 없고, 이는 시멘트 소비자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세를 통한 세입은 일반회계든 특별회계든 법령이나 지침 내에서 써야 하는 경직성이 있지만, 기금은 주민이 중심이 된 기금관리위원회에서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시멘트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기금 조성은 시멘트 제조사와의 상생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세아시멘트 등 제천과 단양 지역 시멘트 4사 노조도 공동 성명에서 “세금은 부과 목적보다 어떻게 어느 곳에 적절하게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피해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도 배분할 수 있는 시멘트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논의는 중단해야 한다”고 국회에 요구했다.

시멘트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법안은 2016년 9월 20대 국회가 최초 발의했지만 계류 중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안전행정위원회는 행안부와 산자부의 의견이 엇갈리자 두 부처에 세율 합의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법 개정에 이르지는 못했다.

엄태영 국회의원은 “20대 국회에서도 시멘트 기업들이 시·군에 1t당 500원의 기금을 직접 지원하기로 해 법안을 폐기했던 것”이라면서 “지자체 산하 기금관리위원회를 만들어 기금을 투명하게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단양=이상복 기자 cho2225@cctoday.co.kr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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