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기고] 유럽여행에서 느낀 일상 속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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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기고] 유럽여행에서 느낀 일상 속 동물원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12월 21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2월 22일 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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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인 청주시 축산과 축산정책팀장

2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축제인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에 참가하기 위해 유럽여행을 한 적이 있다.

먼저 들른 곳은 체코 프라하. 이곳에서 3일을 지내며 프라하성을 거쳐 카렐교를 지나 유람선 관광을 할 때 주변에 떼로 몰려다니는 혹고니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물원에서 근무해봤기에 단번에 혹고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원에 가야 볼 수 있는데 신기하기도 했다. 어떻게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에 저렇게 자유롭게 물 위를 떠다니고 있을까?

여기서만의 놀라움이 아니었다. 프라하 다음 여행지 체스키 크룸로프를 향해 달리던 차창 너머로 농장이나 동물원에만 있는 야생 사슴이 넓은 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광경을 몇 번이나 목격하며 목적지 체스키 크룸로프 성에 도착했는데 성의 해자에 불곰이 있었다. 동물원에 있어야 할 동물이 고대 성의 해자에서 성을 지키고 있는지, 옛 풍습을 대물림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기르고 있다지만 그래도 놀라울 뿐이었다.

다음 여행지는 오스트리아 할슈타트였는데 호수에 혹고니들이 스스럼없이 관광객들을 따라다니는 게 아닌가. 손을 내밀어도 다가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조차 못 할 일들을 겪으니 놀라움과 부러움이 동시에 다가왔다.

체코와 오스트리아를 뒤로 한 채 독일 뮌헨에서 시내 관광을 할 땐 님펜부르그 궁전 앞 잔디밭 광장에서 수백 마리의 회색기러기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고, 연못에는 캐나다기러기, 혹고니, 물닭들이 유유자적하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 동물들이 여유롭게 있을 수 있는지 우리나라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 사람들의 여유로움과 동물들에 대한 배려가 만든 결과일까? 유럽의 공원에 사는 혹고니들은 지속적인 무료급식 탓에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물론 사람이 들고 있는 음식을 뺏어 먹기까지 한다고 한다. 표현은 지속적인 무료급식이라 했지만, 동물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뒷받침돼 이런 모든 것들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원에서 만날 수 있는 동물들과 일상 속에서 함께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기를, 나처럼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서 동물들과의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옥토버페스트 축제장에 온 세계인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축제를 마음껏 즐겼던 시간을 떠올려본다. 코로나19 사태가 얼른 끝나 다시금 이런 추억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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