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새봄 3월이 왔다. 여전히 혼란한 중에도 어김없이 꽃은 피고 계절은 바뀐다. 또 새학기가 시작됐다. 학생이거나 또 학생이 아니더라도 3월은 누구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기회의 달이다. 생동하는 계절에 읽을만한 책 5권을 꼽았다. 어린이와 청소년, 대학생을 비롯 시작하는 이의 마음을 가진 모두가 읽어도 좋을 책들이다. 유달리 목표점이 멀어보일 때, 갈 길이 급해 마음이 조급할 때, 책은 당신의 좋은 길동무가 돼 줄 것이다. 뭐든 할 수 있는 한 해의 시작점에서 책의 첫 페이지를 펼쳐보자. <편집자주>
◆ 처음 세상을 마주한 어린이를 위한 책
낯선 존재를 포용하는 태도,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어린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믿고 당당하게 세상과 마주하기를 응원하는 책이 있다.
자연과 어린이의 우정을 그리는 작가 소피 길모어의 그림책 ‘푸른 날개 어니스트’가 출판사 창비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내면의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주인공 프레다가 날개를 다친 푸른 딱정벌레와 만나면서 겪는 모험을 그려냈다. 프레다는 높은 나무에 오르고 세찬 여울에서 헤엄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심 많은 아이다.어른들은 늘 프레다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지만 프레다는 마음이 이끄는대로 행동할 때마다 종종 눈앞에 놀랍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 즐겁다. 우뚝한 나무를 타고 오르다가 미소 짓는 나무의 얼굴을 발견하기도 하고 깊은 물속으로 헤엄쳐 가다가 멋진 바다코끼리 무리를 만나기도 한다.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등장인물과 짙푸른 야생을 배경으로 작가가 세밀하게 그려 낸 환상 세계 속에서 어린이 독자는 프레다가 느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지난해 ‘꼬마 의사와 사나운 덩치’로 국내 독자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으며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번역가 이주혜 작가가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말로 섬세하게 옮겼다. 전체 40쪽, 정가 1만 3000원이다.
◆ 격동의 사춘기를 맞은 청소년을 위한 책
인생에서 겪는 첫 번째 파도, 사춘기를 맞닥뜨린 청소년은 그야말로 질풍노도다. 그때 어떤 새로운 문제를 만나든 현명하고 대담하게 헤쳐 나가도록 돕는 자기계발서를 권한다. 오웨인 서비스와 로리 갤리거가 쓴 자기계발서 ‘아주 작은 생각의 힘’이 출판사 별글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당대의 혁신적인 경제학 이론인 넛지 이론을 인간의 삶과 연관지어 보다 쉽게 이해하도록 해주는 안내서이자 최고의 변화를 만드는 7가지 행동법칙을 제안하는 자기계발서이다.
독자들이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셀프 넛지’ 7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결정부터 계획, 약속의 조건, 보상, 목표, 피드백 그리고 7단계 노력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방법들과 함께 ‘아주 작게 생각하라’고 당부한다. 작고 구체적인 과정이 없으면 목표를 이루는 것이 쉽지않으므로 작은 것부터 계획하는 것이 제대로 성공하고 성과를 내는 최고의 길이라고 조언한다.
오웨인 서비스는 영국 내각이 2010년 만든 행동조사팀(일명 넛지 팀) 상무이사이자 셰필드대학교 초빙교수이며 로리 갤리거는 영국 내각 행동조사팀의 상무이사 및 호주지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관리 이사직을 맡고 있다. 옮긴이 김지연은 국내외 저작권을 중개 관리하는 팝 에이전시 및 번역 그룹 팝 프로젝트 대표로 ‘리얼 프레젠테이션 스킬 16’과 ‘옥스퍼드 리딩 전집’, ‘메이드인조선’ 등을 번역했다. 전체 256쪽, 정가 1만 5000원이다.
◆ 여러 군상 앞의 대학생을 위한 책
거북한 말을 듣고도 그 자리에서 바로 반박하지 못했던 것은 당신이 어리버리해서가 아니다. 나 자신보다 모두의 기분을 생각하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어서다.
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은 대학생들의 필독서가 세상에 나왔다. 작가 왕고래가 웨일북에서 '후회 방지 대화 사전'을 펴냈다.
저자는 쓴웃음으로 찝찝한 순간을 모면해야 했던 유순한 독자들에게 위기를 센스있게 넘길 힌트를 준다.
때로는 섬세하게 미운 말의 파훼법을 짚어가노라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무심결에 내뱉게 되는 독한 말들의 민낯을 속속들이 따져본다.
언짢은 대화의 흐름을 말 한마디로 전화시키는 강단 있고 세련된 화법도 이 책에서 얻는 즐거움 중 하나다.
자존감이란 큰 사건보다 일상의 작은 부딪힘이 쌓이다보면 나도 모르게 깎여나가곤 한다.
저자가 전하는 표제어들을 하나씩 체득하다 보면 우아하게 나를 지키고 온화하게 남에게 표현하는 자신이 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총 5개 챕터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후각과 청각, 미각, 시각, 촉각 등 오감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왕고래는 카카오 브런치 2만 1000명 독자의 사랑을 받는 작가로 '소심해서 좋다'와 '심리로 봉다방'을 썼다. 전체 324쪽, 정가 1만 5000원이다.
◆ 여행이 그리운 이들을 위한 책
책으로 만나는 신나는 유럽 여행서가 출간됐다. 박원용 작가가 도서출판 북갤러리에서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다'를 펴냈다.
유럽 46개국을 여행하며 여행자의 눈을 통해 각국의 역사와 정치, 문화, 예술, 그리고 유럽인들의 생활상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전통이 깊은 서유럽부터 그간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유럽 섬나라까지 모두 담았으며 다양한 사진과 여행기로 구성돼 있다.
내전을 겪는 국가와 전쟁을 치른 국가, 종교 관련 성당과 문화재, 예술품이 넘쳐나는 유럽 국가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았다.
46개국을 모두 6개 분야로 구성한 이 책은 유럽이 아닌 터키와 북사이프러스는 유럽 국가들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문화와 예술 역시 연관성이 있으며 여행 코스와 함께했으므로 포함됐다.
1990년 대만 화려라이온스클럽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첫 외국여행으로 대만을 방문했던 저자는 환영 만찬에서의 음식 맛에 반해 해외여행의 매력에 빠졌다.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여행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후 여러 나라들을 다니면서 '여행 부심'이 생긴 저자는 앞으로도 남·북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의 '책으로 만나는 신나는 세계여행서'를 시리즈로 출간할 예정이다. 전체 456쪽, 정가 2만 5000원이다.
◆ 구겨진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책
돌봄도 마찬가지지만 치유의 과정은 특히 험난하기 마련이다. 같은 재난을 겪어도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따라 재난의 기능과 역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 단원고 스쿨 닥터 김은지 원장이 써내려간 ‘이제 혼자 아파하지 마세요’가 출판사 마음의숲에서 출간됐다.
이 책에서는 마음이 힘든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돌보는 데 힘쓰는 정신과 의사 김은지 원장이 연대와 돌봄, 치유와 성장을 잊고 앞으로 달려나가기만 했던 우리의 가슴 한 켠을 녹여줄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힘들어하는 누군가의 곁에 있어 주는 것, 상대방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그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 또한 연대의 방법이다.
김 원장은 단순한 도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들의 뜻에 동의하고 함께 행동하는 일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에서 2년 동안 스쿨 닥터로 있으며 겪었던 일도 담았다. 진심을 다해 누군가를 돌보면 언젠가 상대방은 치유되고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의 힘듦과 트라우마도 함께 치유된다고 조언한다. 지금 마음이 고통받고 있다면, 김 원장의 따뜻한 마음을 얻어보자. 전체 244쪽, 정가 1만 4500원이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