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낙조'… 당진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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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낙조'… 당진이 부른다
  • 천기영 기자
  • 승인 2003년 10월 15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3년 10월 15일 수요일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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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체험 여행지 부상

서해를 바라보는 한적한 어촌이었던 당진군 신평면 운정리가 수도권 시민들과 전국의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해양관광지로 변모했다.

방조제를 시원하게 달리다 보면 푸른 바다 위로 낚싯배들이 한가로이 떠 있는 낙조에 금새 황홀경으로 빠져든다.

당진으로 떠나는 체험여행은 구수하다. 바닷바람과 바다 냄새가 즐겁기만 하다.

들판은 황금색으로 물들고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차창 밖 마을 풍경은 어머니의 품속처럼 포근하다.

시야에 와 닿는 곳, 당진 삽교호방조제는 해안도로망으로 연결되는 해안관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서해의 푸른 파도를 옆구리에 끼고 돌며 바닷가 풍경을 훔쳐 본다.

햇살받은 살갗이 너무 매끄러워 관능적이기조차 한 갯벌, 갯바닥에 비스듬히 누운 빈 배들, 그리고 드문드문 드러난 갯바위에서 굴 따기에 분주한 마을 아낙네들….

◆서해를 바라보는 조그마한 갯마을이 해양관광 명소로 부각

한반도의 큰 만(灣) 가운데 하나인 서해의 아산만(牙山灣)은 바다와 호수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다와 나란히 달리는 해안도로와 아산만 안쪽에 건설된 2개의 방조제(아산만·삽교천)를 잇는 도로는 아산만이 간직한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최근 아산만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서해대교가 건설되면서 아산만은 그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드라이브 장소로 떠올랐다.

바다와 호수를 가르는 방조제엔 관광꾼들로 붐빈다.

부모의 손을 잡은 아이들은 갯벌을 바라보며 신이 나서 소리를 지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어른들은 20여년 전의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삽교천방조제 건설에 큰 관심을 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10월 26일 준공식에 참석해 한글로 '삽교호'라고 휘호한 다음 방조제 위를 당당하게 걸어가며 국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그게 마지막 공식 행사였다.

그날 저녁 박 전 대통령은 궁정동 만찬장에서 김재규의 총에 맞아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 것이다.

삽교천방조제 준공식이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까닭에 이 지역 농민들의 향수는 남다르다.

10월이면 삽교호에서는 아직도 지역 주민들이 해마다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제를 갖고 있다.

◆삽교호 관광지에 들어선 동양 최초의 군함 테마파크 '삽교호 함상공원'

서해안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당진군과 충남도의 한발 앞선 관광정책의 일환으로 조성된 함상공원은 탁 트인 바다와 갯벌, 횟집 등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서해대교를 배경으로 관광진흥을 통한 지역경기 부양은 물론 안보의식 제고와 해양사상 고취 등 공익을 추구하기 위해 당진군과 충남도, 지역주민(민자) 등이 참여하는 제3섹터 방식으로 추진됐다.

함상공원은 일반인의 접근과 승선이 불가능했던 해군의 퇴역 함정을 관광상품화했으며, 소재의 희소성으로 더욱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해군으로부터 무상으로 대여받은 군함 2척은 전장 약 100m의 상륙함(함명 '화산함과 전장 약 120m의 구축함(함명 '전주함으로 명예로운 퇴역과 함께 함상공원으로 다시 태어나 국민들의 사랑를 받고 있다.

상륙함은 상륙작전과 수송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함정이나 학생들과 일반인들의 교육적 효과와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은 내부를 주제별 전시관으로 개조, 생활양식 등을 와이드 비전과 영상설명 등 다양한 기법으로 현실감 있게 전시하고 있다.

또 대공, 대함, 대잠 전투능력을 고루 갖춘 전투함인 구축함은 원형 그대로 보존, 내부 동선을 따라 관람하면서 해군의 생활상과 시설물을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이처럼 단순한 놀이공간이 아닌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며 배우는 이색적인 공간으로 조성된 함상공원은 과거 활어회와 수산물 등 먹거리 위주의 관광지였던 삽교호관광지의 모습을 변모시켰다.

충남도가 올해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고품격 충남관광 문화창조사업'에 함상공원의 역할이 크게 기대되며, 안면도와 연계한 서해안 관광벨트의 시발점으로 증가하는 관광레저 수요와 주5일 근무제 조기 실시,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계획 등과 접목돼 점차 가족 중심적 체험관광지로 도약할 전망이다.

◆불타는 일몰에 서해대교 야경까지

이런저런 구경을 하며 아산만을 한 바퀴 돌다 보면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기울기 시작하고 점점 돌아갈 시간이 다가온다.

동해에선 일출을 곁들여야 제 맛이 나듯이 서해 여행에서는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며 잠겨드는 일몰 풍경을 빼놓을 수 없다.

방조제와 해안도로, 그리고 서해대교로 이어지는 이 아산만 드라이브 코스에서는 어디서나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삽교천방조제에서의 바라보는 서해대교의 야경은 사진작가들도 즐겨 찾는 한 폭의 수채화와 같다.

▲주변 볼거리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솔뫼성지(당진군 합덕읍), 소설가 심 훈의 소설 '상록수'의 집필지인 필경사, 그리고 해 뜨고 지는 왜목마을이 있다.

▲숙식

삽교천방조제 서쪽의 삽교호 국민관광지와 아산만방조제 북쪽의 평택호 국민관광지엔 대규모 횟집촌이 형성돼 있어 싱싱한 생선회를 즐길 수 있다.

또 바닷가 조망이 좋은 곳에 자리한 포장마차에선 바다를 바라보며 '불타는 조개구이'도 맛볼 수 있다.

▲찾아가는 길

수도권에선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서평택 IC로 나와 국도 34호선∼아산만방조제∼국도 34호선∼삽교천방조제∼국도 38호선∼송악 IC∼서해대교를 이으면 아산만 풍경을 대부분 둘러볼 수 있다.

또는 서해대교를 먼저 건넌 뒤 삽교천방조제∼아산만방조제를 거치는 역코스도 괜찮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는 천안 IC로 나와 아산∼염칸영인을 지나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1㎞쯤 가면 아산만방조제, 좌회전해 4㎞쯤 가면 삽교천방조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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