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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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門
  • 대전매일
  • 승인 2000년 01월 15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0년 01월 15일 토요일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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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門 <1230> 조종사 글 임용운 그림

「이크, 누구냐?」

「동궁마마.쇤네호초이옵니다」

「망할 것. 야밤에 사람을 놀라게 하는구나 지금이 어느 때인데 자지 않고 밖에 나와 있느냐?」

세자는휘빈 김씨가 초저녁부터 호초를 궁정으로 내몰아 자기를 찾고 있었던 것을 뻔히 알면서짐짓 시치미를떼었다.

「마마를 놀라게 해드려 황송하옵니다. 휘빈마마께서 초저녁부터 동궁마마께서 오시지 않는다고 애를 태후면서 나가 보라 하시어 쇤네가 마마께서 계실만한 곳을 다 찾아 다녔으나 찾지 못하고 애꿎은 꾸지람만 들었습니다.자정이 지난 뒤까지 휘빈마마께서 장을 못이루시는 것을 보고혹시나 하고 나왔다가 마침 동궁마마께서 집현전으로 들어가시는 것을 발견하고 숨어서 길목을 지켰나이다」

 호초는 휘빈 김씨의 애타는 사랑을 대변하였다.

「네가 상전을 잘못 만나 잠도 못자고 생고생을하는구나」

「당치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쇤네는 오직 동궁마마와 휘빈마마께서 원항처럼 화합하시는 것만이 바람이옵고 기쁨이옵니다.」

「그래 지금이라도 나를 휘빈의 처소로 끌고 같 셈이냐?」

「황송하옵니다. 오직 마마의 처분만 비라옵니다」

「가자. 동궁빈 처소로 아니 가면 내가 어디로가겠느냐」

세자는 조금 전 집현전에서 성삼문에게 들온이야기를 떠올리며 동궁을 향해 결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휘빈 김씨에게 너무 침흑해 있는자신을 자책하면서도 사실 세자가 찾하갈 곳이라곤 따로 없었던 것이다 그는 아직 나이 어렸고 첫정을 들인 휘빈 외에는 사랑해본 여자가없었다.

「휘빈마마. 동궁마마듭시옵니다」

호초가 세자를 따라 월대(月臺)를 오르며 맡하였다. 불빛이 흐르는 지밀 영창에 금세 그림자가 가득 채워지면서 영창이 열리고 휘빈 김씨가 부리나케 쫓아나왔다.

「마마! 어서 듭시오소서 오늘 밤은 어이 이리늦으셨습니까 첩은 초저녁부터 마마를 기다렀나이다」

디딤돌 아래로 내려선 휘빈 김씨는 세자의 손이라도 잡을 둣이 반색을 하였다. 휘황한 촛불이 타고있는 지밀 안에는 빨간 걸에 남색 깃을 단 차렵이불과 화각으로 베갯모를한 원앙침이 깔려 있고 사항 냄새가 은은하여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세자는 휘빈 김씨의 정염에 휩싸았다.

「마마 손이 차가우십니다. 바깥 낱씨가 쌀쌀하온데 어디 계시다. 이제 오시는 길입니까 이리 앉으소서」

휘빈은 제자를 손을 잡아 이끌어 이불을 젖히고 요위에 앉히고 세자의 몸에 기대앉았다.

「마마, 마마가 곁에 아니 계시면 첩은 한시도 살 수 없을 것 같사옵니다. 어찌 그리 무정하십니까.마마」

휘빈은 어리광하듯 애교를 떨며 세자를 끌어 안았다 세자는 휘빈의 몸에서 풍기는 지분향냄새에 벌써 자제력을 잃고 회끈회끈 현기증이 일언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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