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대전시 육상연합회 고문 이증현(李增賢·88·서구 탄방동·사진) 옹이 지난 25일 오전 본사를 방문, 불우이웃돕기 사랑의 성금을 기탁했다.
설을 앞두고 양로원 등 불우이웃시설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것과는 달리 작지만 소중한 '자투리 돈'이어서 더 의미가 깊었다.
실향민인 이 옹은 북한에서 결혼, 고향에 노모와 형제를 두고 해방 직후인 1950년 부인과 함께 고향 황해도를 떠났다.
그는 "몇년 전부터 줄곧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가족들의 생사를 알 길이 없다"고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 옹은 월남 후 서울과 대전 등지에서 막노동·신문배달을 포함한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꾸려 왔다.
"신문 배달로 뜀박질을 시작했다"는 그는 "젊은 시절에는 신문배달을 바쁘게 뛰어다녀야 했기 때문에 지금도 하루에 1시간 이상씩 달려야 살아있는 것 같아 매일 달린다"고 말했다.
이 옹은 지난해 10월 본사가 주최한 대청호 마라톤대회에 최고령 선수로 참가, 완주해 노익장을 과시한 인물이다.
이 옹은 "내가 어렵게 생활해선지 남들을 돕는 일이 더욱 보람차다"며 "우리가 이웃들에게 작은 관심만 갖는다면 세상은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인터뷰가 끝나기가 무섭게 집까지 달려가려면 얼른 일어나야 한다며 총총히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