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실패는 어쩌면 기업의 숙명, 재도전으로 희망을
조재연 대전·세종중소벤처기업청장
2021-03-10 충청투데이
한 해 99만 7000개 기업이 생겨나고, 69만 2000개 기업이 소멸된다.
이들 활동기업 중 0.08%를 제외한 99.9%가 바로 중소기업이며 69만 2000개 소멸 기업 중 대기업 비중은 0.01%인데 반해 중소기업의 소멸은 99.99%를 차지한다.
장벽 없는 글로벌 무한경쟁, 최저임금제도,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창업 이후 5년 생존율이 31.2% 수준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가 영원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재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일반 창업기업 생존율에 비해 약 2배가 높고 재도전 기업인의 기업가적 역량도 일반인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행기가 제대로 이륙하기 위해서는 순풍만 불어서는 안 된다. 맞바람 즉 역풍이 있어야 양력에 의해서 비행기는 이륙할 수 있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재도전 기업인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재도전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도전 정책을 펼치고 있다.
첫째 실패기업인의 재창업을 지원하는 재도전성공패키지 사업이다.
예비 또는 재창업자의 재창업교육·멘토링·사업화지원을 위해 최대 1억원까지 총 140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채무가 있거나 국세가 체납이 돼 있어도 신청할 수 있는 채무조정형과 특허청과 협업을 통한 IP전략형 컨설팅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둘째 실패 기록으로 인해 제도권 금융의 자금조달이 곤란한 재도전 중소기업인에게 재창업자금 1000억원을 공급한다.
시설자금은 최대 60억원, 운전자금은 5억원까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직접대출로 지원한다.
셋째 실패를 용인하고 재기지원을 위한 재도전 걸림돌 제거와 인식개선도 추진한다.
성실실패자의 채무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금융 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단계적으로 정리(2018~2020년, 총 3.8조원)하고 연대보증을 폐지해 가고 있으며, 재도전의 날(11월 예정), 실패박람회 등도 개최한다.
넷째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재기를 지원하는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이 있다.
사업정리 과정에서 세무·부동산·재기전략 등의 컨설팅을 지원하고 점포철거 과정의 행정과 경비(업체당 최대 200만원)를 지원한다. 폐업 이후에는 취업·재창업 교육과 전직장려수당 제공, 사업화지원을 통해 폐업 이후에도 재취업 혹은 재창업의 방식으로 안정적인 재기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바른 재도전과 성공을 위해서는 사업자금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은 ‘사업 실패 원인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성찰과 반성’이다.
그 이후 사업 아이템에 대한 선정과 비즈니스 모델의 구체화 등 재창업 준비가 된다면 성공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실패의 충격은 ‘재도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다시 한 번 불러 일으켰고 범정부적으로도 다양한 실패의 경험을 나누고, 보듬고자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기회도 준비하는 자에게 온다고 했다. 척박한 땅에서도 민들레꽃은 피듯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지혜를 가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