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글밭]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희망하며
남미옥 청주복지재단 상임이사
2021-03-22 충청투데이
가족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비혼의 독신주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가족의 모습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녀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키우며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가 그리는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족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자녀출산과 양육이다. 이는 사회를 지속하게 하는 근간으로, 아동은 부모로부터 그가 속한 사회의 문화와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성장하여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는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부모가 되었다는 기쁨과 뿌듯함 뒤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끝이 없는 돌봄 노동의 연속이다. 개인의 삶은 희생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지치고 경제적 부담도 가중돼 많은 여성이 산후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결혼이라는 과정의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라 아이를 낳아서 먹이고 입히고 가르칠 책임과 의무를 인식하고 경제적, 심리·정서적으로 마음가짐을 다지는 준비가 필요한 일이다. 양육과정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자녀는 부모에게 가장 정서적이고 친밀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아동학대 사례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최근 아동학대에 대한 공공의 개입을 늘려 전담공무원제도를 도입하였다. 경찰,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함께 아동학대 의심사례 및 신고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중앙의 아동권리보장원을 중심으로 전국 70여 개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학대 사례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만들어져 있는 아동학대 예방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여 즉각적인 협업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아동학대 상황에 따라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세부적인 근거조항 마련과 전문가 투입,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동의 행복은 성인기까지 연결되어 개인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친다. 아동이 행복한 삶을 누리며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와 지역과 국가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