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픽]대전판 '밀레니엄 브리지' 애물단지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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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픽]대전판 '밀레니엄 브리지' 애물단지 전락 우려
  • 이정훈 기자
  • 승인 2019년 04월 09일 16시 2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4월 10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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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원도심지역에 영국 밀레니엄 브리지에 버금가는 보도교(커플 브리지)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사 시작 전부터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까운 곳에 이미 여러 보도교를 비롯해 징검다리 등이 형성돼 있고, 신·구 지하상가 통로까지 연결되면서 해당 보도교 건립을 놓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2016년 디자인공모를 통해 대전 원도심지역의 대전천이 흐르는 곳에 명품 보행자용 다리(보도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구 원동 청소년위캔센터와 중구 대흥동 믹스페이스를 연결하는 보도교는 길이 90m, 폭 6∼8m로 30억원(국비15억원·시비15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시는 영국 밀레니엄 브리지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다리를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청소년과 청년층의 문화 향유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보도교 건립을 위해 공사계약은 마무리됐고, 이르면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

그러나 이 보도교를 놓고 벌써부터 각종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보도교가 건립되는 인근지역 300m 내외에는 목척교를 비롯해 은행교, 중교, 대흥교 등 4개 보도교가 이미 구축돼 있으며 대전천을 가로지를 수 있게 징검다리 등도 형성돼 있다.

시는 대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중앙로프로젝트를 추진해 그동안 단절된 신·구 지하상가를 연결하는 사업(110억원 예산)을 진행하고 있어 과연 커플 브리지 보도교를 찾는 방문객이 얼마나 늘어날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대전천 사이로 지상과 지하 모두 보도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충분한데 또다시 새로운 보도교를 만드는 것은 예산낭비를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해당지역 자치구들도 커플 브리지 보도교 건립 사업자체를 모르거나 관심조차 가지지 않고 있으며, 지하상가를 연결하는 중앙로프로젝트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현재 대전천 사이로 보도교가 충분히 만들어진 상태인데 새롭게 보도교를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며 “해당 일대 유동인구 모습을 살펴보면 지상에 위치한 보도교를 이용하는 시민 대부분은 다시 지하로 들어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는 것이지 지상 보도교에 큰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는 커플 브리지 건립은 다른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고 해명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보도교가 들어서는 주변의 시설들은 낙후 돼 있어 해당 일대의 활기를 불어 넣고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커플 브리지로 단절됐던 두 구간은 이동성이 향상되고, 경관개선 등을 통해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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