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魔가 휩쓴 절에도 '새봄'은 움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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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魔가 휩쓴 절에도 '새봄'은 움튼다
  • 박병립 기자
  • 승인 2006년 02월 17일 00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6년 02월 17일 금요일
  •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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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화재로 사찰 대부분 소실된 양양 낙산사
검은 잿더미와 언 땅을 뚫고 나온 연녹색 생명이 봄을 알리는 기지개를 켠다.

지난해 산불피해로 오봉산과 낙산사(洛山寺)가 큰 피해를 입었지만 낙산사는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과 함께 새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양양에 있는 낙산사에서 새생명이 싹트는 봄을 느껴 보자.

낙산사와 대전의 귀빈항공여행사가 사찰무료 관광체험상품을 내놓았다.

봄이 시작되는 자연 속 사찰에 초대받은 충청인들은 무일푼으로 낙산사 관광 및 불교체험을 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이달 말까지 불자 및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하며 목요일과 토요일 출발하는 1박 2일, 주중 출발하는 당일 등 2종류가 있다. 당일은 오전 6시 30분, 1박 2일은 오전 9시 대전연정국악문화회관(구 시민회관) 뒤에서 출발한다.

또 식사도 낙산사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빈몸으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낙산사는 산과 해변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국내 고찰 중 하나다.

신라 문무왕 10년인 670년 의상은 중국에서 화엄교학을 공부한 뒤 신라로 돌아와 1년 뒤 낙산의 관음굴을 찾았다.

그는 관음보살을 보고 낙산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또 바닷가 바위 절벽 위에서 여러 날 기도한 의상이 용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관음보살로부터 수정 염주를 받은 후 이를 낙산사에 안치했다는 것.

이런 낙산사는 아늑한 토담 속에 법당이 있고 동해를 굽어보는 해수관음의 포근한 미소를 자랑했으나 지난해 불로 사찰 대부분이 크게 소실됐다.

화재피해 이전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3∼5년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한창 복구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낙산사를 찾아가는 것은 역사의 한페이지 속으로 우리가 들어가는 것. 또 낙산사의 해수관음상은 여전히 속세민들의 마음을 정화시켜주기 충분하며 의상대에서 망망대해를 바라보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특히 홍련암에 앉아 관음굴에서 울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면 근심, 걱정이 사라지며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치 그 어떤 구속과 속박이 없는 자연인이 된 듯한 느낌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觀音聖地)로서 불교신도들이 참배가 이어지고 있는 곳이 홍련암이다.

관음성지는 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석모도 보문사, 남해군 금산 보리암, 통천군 금란굴 등이다.

낙산팔경도 낙산사의 자랑 중 하나.

낙산사의 저녁 종소리(洛迦暮鐘·낙가모종), 설악산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雪岳返照· 설악반조), 광석에서의 한밤중 다듬이 소리(廣石夜瞻·광석야첨), 기동에서 피어오르는 저녁밥 짓는 연기(基洞暮煙·기동모연), 망월대 앞 동해 모래사장에 내려오는 기러기떼(平沙落雁· 평사낙안), 멀리 망월대 앞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배(遠浦歸帆·원포귀범), 길게 뻗어내린 남대천의 물줄기(九萬長川·구만장천), 망월대에서 바라보는 가을달의 정취(望亭秋月·망정추월) 등 이다.

복원작업을 벌이며 새로운 시작을 시도하는 낙산사에서 봄의 생명력, 역사의 생명력을 느껴보자.

문의)042-25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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