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 촉촉한 봄 전령사 "한모금 마셔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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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 촉촉한 봄 전령사 "한모금 마셔봐"
  • 최장준 기자
  • 승인 2006년 03월 09일 18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6년 03월 10일 금요일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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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고 달짝지근한 맛 "우물물에 설탕탄듯"
▲ /사진=신현종 기자
봄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따스한 햇볕과 초목만이 아니다.

수액을 통해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있다.

바로 고로쇠나무.

골리수(骨利樹·뼈를 이롭게 하는 나무)라는 한자이름을 가진 고로쇠나무의 수액 채취는 입춘(2월 4일)이 지나면서 수액을 얻기 위한 작업을 시작해 3월 말까지 이루어진다.

이런 이유로 고로쇠 수액는 봄 소식을 전하는 또 하나의 전령사로 평가받고 있는 것.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리 사람들은 요즘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월 중순 수액 채취 전 마을사람들은 산신령을 위한 제사를 올리며 수액의 풍성함과 마을 사람의 안전을 기원하는 것으로부터 올 한해 농사(?)에 돌입한다.

마을사람들은 고로쇠 나무에 크기에 맞춰 3~4개 간격으로 2.5~3㎝ 깊이로 구멍을 내고 꼭지를 달아 비닐로 수액을 받아낸다.

고로쇠 수액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채취량이 상당히 감소되고, 나무 끝에 햇빛이 들 때 수액이 나오기 때문에 2~3일마다 수거를 하게 된다.

이곳 고로쇠 수액은 나무에서 채취했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물물에 설탕을 탄 것처럼 시원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낸다.

   
 
 
청양군에는 537㏊, 3050그루에서 수액을 채취하는데 마을사람들은 수목을 보호하기 위해 개인당 하루에 20ℓ 통으로 4~3개만 수거하며, 채취 후 2~3일 지난 뒤 판매를 한다.

고로쇠 수액은 10여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지만 2~3일 뒤 판매하는 것은 채취 직후보다 며칠이 지난 뒤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곳 고로쇠 수액은 전국 어느 곳보다 그 맛이 탁월, 그 유명세로 외지인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충남 청양 외에도 우리 지역에서는 고로쇠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충남 보령 성주산 일대가 그곳중 하나이다.

청정지역인 성주산 심원동 계곡과 옥서골 계곡에는 고로쇠나무 1000여 그루가 150여㏊에 걸쳐 군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20~60년생 고로쇠나무에서 6000ℓ가 채취될 전망이다.

또한 충북 영동은 농한기 농·산촌 주민의 농가소득 증대와 양질의 건강음료를 보급하기 위해 민주지산, 천마산, 백화산 등 고산지대의 군유림과 사유림 45.5㏊의 고로쇠나무 2100본에서 수액 채취를 허가, 마을주민들의 손놀임이 바빠지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나무가 밤새 흡수했던 물을 낮에 날이 풀리면서 흘러내리는 것을 받아내는 것으로 우수, 곡우를 전후해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불지 않는 때 많이 나오며 밤 기온이 영하 3~4도, 낮 기온이 영상 10도 정도로 일교차가 15도 정도일 때 가장 많이 채취할 수 있다.

남녀노소 관계없이 즐겨 마실 수 있는 고로쇠 수액은 위장병과 고혈압, 동맥경화, 신경통, 관절염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는 고로쇠 수액에는 당류와 함께 칼슘, 칼륨, 망간, 마그네슘 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칼슘은 골격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영양소이고, 칼륨은 혈압을 조절해 줘 혈압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망간은 성장하는 데 필요한 골격 구조를 만들어 주며, 마그네슘은 신경 계통을 정상으로 유지시켜 준다.

또한 일반 천연 지하수보다 10배가 많은 10여종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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