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한상자(15kg)의 출하가격이 직접 생산비 수준인 1만5000원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충남도내 6800여 배 재배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이달 수출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낙과 피해가 신고량(전체
생산량의 22%)보다 적고 전국 배 생산량이 2% 가량 감소한 반면 충남은 오히려 5%가량 늘어 공급-수요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지난 12일 현재 배 한 상자의 출하가격은 1만5750원으로 지난 2001년 3만2000원의 53%, 지난해
2만3800원보다는 34%가량 하락, 15kg 기준 직접 생산비인 1만448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소는 전국 배
생산량이 지난해 42만t에서 올해 41만2000t으로 줄어든 반면 도내 배 생산량은 지난해 6만5000t보다 5%가량 늘어난 6만8200t으로
내다봤다.
도와 배 원예조합 등은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해외 수출판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자연 발생적으로 늘어난 생산량을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천안 배 원예조합에 따르면 지역내 1200여 배 재배 농가 대부분이 지난 95~98년 사이 나무를 심어 최근
성목기에 맞이 나무 1그루당 배 생산갯수가 예년보다 늘고 있다.
또 배 적기출하철인 10월에 앞선 지난 9월, 추석 대목을 맞이해
당도가 떨어지는 배를 무리하게 출하하다 보니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배 구입 의욕을 떨어뜨렸다는 게 실무자들의 의견이다.
하재영 천안
배 원예조합장은 "3~4년 전만 해도 4만~5만원을 호가하던 배 한상자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생산비 회수하기에도 빡빡하다"며 "나주처럼
지자체가 발벗고 나서 해외 자매결연 등을 통한 수출판로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