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잉글랜드 프로축구 전통의 라이벌전이 축구팬들을 기다린다.
주인공은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두 팀은 20일 오전 1시30분 리버풀 홈인 안필드에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소위 ‘레즈더비’라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이지만, 사실 올 시즌만큼은 리버풀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리버풀은 현재(17일 기준) 20승 1무 승점 61점으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가장 꼭대기에 있다. 올 시즌 리그 21경기를 치르는 동안 50골을 넣고 14골만 허용했다. 경기당 2골 정도를 넣고 2경기에 1골 정도만 내준 엄청난 기록이다.
반면 맨유는 9승 7무 6패 승점 34점으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마지노선인 4위 첼시와의 승점 차는 4점이며, 10위 아스널과의 격차도 6점에 불과하다. 5위이긴 하지만 안정적인 상위권으로 분류하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올 시즌 리버풀은 꿈에만 그리던 3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리버풀이 한 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2위 맨체스터시티와의 승점 차는 무려 14점에 달한다. 맨시티가 5연승을 하고 리버풀이 5연패를 해야 뒤집을 수 있는 것이다. 21경기 동안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좀 이른 감은 있지만 리버풀의 리그 우승은 거의 확정적이다.
반면 올 시즌 맨유는 기복이 심했다. 최근 리그와 FA컵에서 노르위치(4-0)와 울버햄튼(1-0)을 잇따라 제압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이전 리그 2경기에서는 라이벌 맨시티(1-3)와 아스널(0-2)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패했다.
또한 이번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 중원을 책임지던 폴 포그바와 스콧 맥토미니가 부상으로 이탈했다는 점과 팀의 주포 래시포드의 출전 여부마저 불투명하다는 것이 맨유의 경기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한 대로만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은 축구가 아닐 것이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열광하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리그 21경기에서 20번 승리한 리버풀이지만, 단 한 번의 무승부를 안긴 팀이 바로 맨유이다. 리버풀은 지난해 10월 21일 적지인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경기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경기 막판에 터진 아담 랄라나의 골로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리버풀과 맨유의 라이벌 역사는 참으로 길다. 두 도시의 악감정은 1894년 맨체스터 운하 건설로 인한 리버풀의 경제적 타격에서 비롯됐다. 그 이후 두 팀의 축구도 단순히 축구가 아닌 전쟁이 된 것이다.
현재의 강팀은 리버풀이고, 과거 더 오랜 시간 (적어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에는) 영광을 누린 것은 맨유였다. 공은 둥글다. 이미 명장의 반열에 오른 리버풀의 클롭, 전설이 된 퍼거슨의 뒤를 이으려 하는 맨유의 솔샤르. 이번 주말 두 감독 중 누가 웃게 될까.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