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픽]사망원인 1위 심혈관 질환 나노 약물로 정복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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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픽]사망원인 1위 심혈관 질환 나노 약물로 정복 길 열리나
  • 조재근 기자
  • 승인 2020년 05월 29일 16시 2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5월 29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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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로덱스트린-스타틴 나노 입자의 플라크 제거 효과

국내 연구진이 나노미터(㎚) 크기 약물로 동맥경화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

2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나노 기술로 죽상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치료를 위한 체내 약물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증이라고 불리는 죽상 동맥경화증은 혈관 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질로 이뤄진 덩어리 플라크(plaque)가 쌓여 혈관이 좁하지거나 막히는 혈관 질환이다.

플라크가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유발하는데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 질환으로 꼽힌다.

보통 죽상 동맥경화증 치료를 위해 고지혈증 약물인 '스타틴'을 경구 투여한다.

스타틴은 혈액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데 효과적이지만 이미 형성된 플라크는 제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당 화합물인 '사이클로덱스트린'이 콜레스테롤 제거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귀 내이의 유모 세포를 손상시켜 청력 손실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사이클로덱스트린을 10나노미터 크기 폴리머(중합체)로 제조하고 정맥에 주입하면 귀 내이에 잘 축적되지 않고 플라크에만 달라붙어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독성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이클로덱스트린과 스타틴을 '자기 조립'(self assembly·일정한 조건에서 고분자가 스스로 모여 일정한 모양의 결정을 조립하는 현상) 방식을 통해 100나노미터 크기 입자로 제조한 뒤 정맥에 주사하면 플라크가 더 효과적으로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클로덱스트린은 플라크 내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스타틴은 혈관 벽을 좁게 만드는 원인인 '염증성 대식 거품세포'(면역세포인 대식세포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여 거품세포로 분화한 세포)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이런 복합적 치료 방법은 각각의 약물을 따로 전달하는 것보다 매우 효과적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지호 교수는 "신약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기존 경구 투여용으로 쓰이는 약물을 재조합한 것이기 때문에 인체 유해성은 낮다"며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어 방출 저널'과 'ACS 나노'에 각각 지난 3월 10일자, 4월 28일 자로 실렸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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