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칼럼] 건강한 도시로 거듭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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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칼럼] 건강한 도시로 거듭나자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11월 11일 19시 0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1월 12일 목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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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각 대한건축사협회 대전시회장

사람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밥·떡과 같은 탄수화물과 육류·생선·콩·달걀 등의 단백질, 식물성기름과 마가린, 버터 등의 지방과 치즈·요구르트·우유·멸치 등의 무기질과 딸기·귤·시금치·당근과 같은 비타민과 더불어 물을 포함한 6대 영양소를 꾸준히 섭취해야 하는 것이다.

건강한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도시의 생활주체로서 도심지를 구성하고 연속적으로 변화시키는 적극적 주체인 인구와 모여든 사람의 활동과 이익을 이루어 집중되거나 도심지 공간의 특성을 만드는 활동과 인간 활동을 위하여 기본적으로 필요한 기반으로서 절대적이고 공간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토지와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꾸미고 일하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서 일터·시장·학교·공공기관과 문화 및 여가시설 등이 존재하는 이용시설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 어느 한 요소의 결핍이나 과잉이 발생하면 그 도시는 건강함을 잃게 된다.

인근 세종시의 경우 아파트 분양 완판 신화의 이면에 있는 과잉공급으로 인한 상가의 공실 문제는 올해로 끝나는 세종시 자족성장기의 계획의 완성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소로서, 세종시는 물론 행복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특단의 대책을 구상하게 하고 있다. 도시 초기의 과도기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행복도시내의 상업용지의 과다 공급과 LH의 최고가 낙찰제로 인한 고분양가와 고임대료로 이어지는 상가의 악순환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전의 경우, 둔산신시가지로 인한 원도심의 쇠퇴가 최근에 원도심 활성화에 맞춰 기지개를 펴고 있고 각종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의 진행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들썩이고 있는 것을 반가운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없음에 답답한 심정이다.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건축물에 대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지역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대전시는 2007년부터 용도용적제를 도입했다. 주거용 면적의 비율에 따라 용적률을 차등 적용하는 제도로서 상주인구의 증가로 인한 도로, 주차장, 공원, 교육시설 등 도시기반시설의 부족 현상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종 심의를 통해 필요한 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층수를 제한하거나 상가의 비율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또 다른 상업시설의 쇠퇴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업주는 새로운 개발을 통해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해서도 안되며, 지자체는 낙후된 지역의 재생이라는 측면에서 제대로 개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추진을 해야 할 것이다. 상가의 특화에 대해 지역민과 전문가와 함께 토론하고 대형 쇼핑몰과 대비되는 스트리트몰의 특화 등의 건축적 제안과 소규모 생활SOC의 유치를 통해 이용하는 시민의 편리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도시는 함께 엮여있는 단단한 힘이 필요하다. 지금의 대전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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