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시대(戰國時代) 진(秦)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재위 시절에는 연횡책으로 후일 진나라의 천하통일 기반을 조성한 장의(張儀)와 일거양득(一擧兩得)의 유래를 만들어 낸 사마조 등 걸출한 인재들이 많이 모여들어 서로 재주를 뽐내고 있었다.
어느 날 조정회의에서 변방의 촉나라를 정벌해 영토를 넓히자는 사마조의 주장과 중원으로 진출하여 패업을 노려야 한다는 장의의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돼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장의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우리 진나라는 우선 멀리 떨어져 있는 초나라, 위나라와 친교를 맺은 뒤 한나라의 삼천지방으로 출병해 천자국인 주나라의 외곽을 위협해야 합니다. 그러면 주나라는 스스로 천자의 상징인 구정(九鼎:천자를 상징하는 커다란 솥)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우리의 보호를 받으려 할 것입니다. 그때 천자를 끼고 천자를 호령하며 누가 감히 복종하지 않겠습니까? 그까짓 황량한 오랑캐 땅을 정벌해 봤자 군사와 백성들을 피폐하게 할 뿐 무슨 명리(名利)가 있겠습니까? 신이 듣기로 ‘명예는 조정(朝廷)에서 따지고 이권은 저자(시장의 옛말)에서 따진다고 했습니다(조명시리:朝名市利) 지금 삼천 지방은 천하의 저자이고 황실은 천하의 조정(朝廷)이옵니다. 그런데도 이를 외면하고 하찮은 오랑캐 나라에 힘을 쏟으려 하십니까? 그런데도 이를 외면하고 하찮은 오랑캐 나라에 힘을 쏟으려 하십니까? 혹시 패업의 꿈을 잊지는 않으셨는지요?”
그러자 사마조가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무릇 나라가 부강해지기를 바라면 우선 땅을 넓혀야 하고 강력한 군대를 원하면 백성을 부유하게 만들어야 하며 왕업을 달성하고자 하는 군주는 먼저 덕을 쌓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서쪽의 오랑캐 나라인 촉은 걸주(桀紂)에 버금가는 포악한 통치로 인해 백성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어 나라 안이 혼란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때 공격하면 힘 안들이고 촉 땅을 얻어 나라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얻은 재물로 백성들을 부유하게 만들고 병사들을 강하게 만들면 일거양득이 될 것입니다.”
양쪽의 주장을 다 넓히고 배후를 안정시켰다. 이이야기에서 장의가 한 말은 성어(成語) 조명시리(朝名市利)의 유래가 됐고 사마조가 한 말은 일거양득(一擧兩得)의 유래가 됐다.
<국전서예초대작가및전각심사위원장·청곡서실 운영·前 대전둔산초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