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 억울함 풀어준 암행어사 박문수 잠든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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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 억울함 풀어준 암행어사 박문수 잠든 천안
  • 충청투데이
  • 승인 2021년 01월 28일 17시 05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1월 29일 금요일
  •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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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충청역사유람109] 천안, 암행어사 박문수 묘소
지방관리 부패 사정없이 척결
수해나자 조3000석 긴급지원
빈민에 세금면제로 칭송받아
싸움터에선 전략가로도 활약
반란군 안성·죽산서 섬멸시켜
국가 재정집행 제도화 업적도
묘소 천안 은석산 산자락 위치
초입부터 박문수 테마길 조성
주위 충신열사들 생가도 많아
▲ 박문수의 암행어사 일화는 책으로 나올 정도로 많다. 그 많은 이야기들의 중신에는 앞에 소개한 것처럼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것이다. 사진은 어사박문수 묘. 천안시 제공

어느 고을에 권 진사라는 선비가 살고 있었는데 같은 마을의 심술궂은 사람으로부터 모함을 받고 있었다. 권진사가 젊은 과부로 혼자 살고 있는 며느리와 정을 통하고 있었다는 헛소문을 퍼뜨린 것이다. 암행어사 박문수는 마침 그 고을에 들렸다가 이 소문을 듣고 사실여부를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하루는 밤에 박문수가 권 진사로 변장을 하고 며느리가 자는 방으로 잠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며느리는 문을 잠그고 요지부동이었다. 암행어사 박문수는 이튿날 이런 허위사실을 퍼뜨린 사람을 처벌하고 권 진사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었다. 이처럼 박문수의 암행어사 일화는 책으로 나올 정도로 많다. 그 많은 이야기들의 중신에는 앞에 소개한 것처럼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것이다.

흔히 박문수가 암행어사로서 많은 탐관오리들을 적발한 인물로 평가하지만 이 역시 힘없는 백성들의 원성을 풀어주면서 나타난 것들이다.
밭을 논으로 둔갑시켜 세금을 착취하는가하면, 없는 죄를 덮어 씌어 재물을 빼는 등 그 무렵 만연했던 지방 관리들의 부패를 암행어사 박문수는 사정없이 척결했다.

그래서 박문수가 '암행어사 출두'를 외치면 산천초목도 떨었다고 전해 질 정도였다. 암행어사를 떠나 다른 직책을 맡아도 그는 언제나 가난한 백성, 억눌린 백성이 시정의 중심이었다.
1729년(영조5년), 박문수는 영남 절도사로 있을 때 함경도에 큰 수해가 나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등 피해를 당하게 되자 조 3000석을 긴급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병조판서 때는 함경남도에 있는 성천강의 제방을 쌓아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수해를 막게 해 주고 두만강 하류의 회령 등 육진(六鎭)에 사는 빈민들에게는 세금을 면해 주는 조치들을 함으로써 칭송을 받았다.

박문수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곳 함경도 사람들이 한데 모여 통곡을 했을 정도라니 그곳 가난한 백성들에게 베푼 온정이 어떠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박문수는 싸움터에서의 전략가로서도 존경 받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1728년(영조4년)에 일어난 이인좌의 난. 그해 3월 15일 이인좌가 이끄는 반군들이 청주를 점거하고 서울을 향해 북상하자 조정에서는 오명항을 반군 진압의 총책임자로, 박문수를 종사관으로 출정케 했는데 박문수의 전략에 힘입어 3월 24일 경기도 안성과 죽산에서 모두 섬멸한 것이다.

암행어사로 탁월한 행정가로 그리고 군사 전략에도 뛰어 났던 박문수는 호조판서시절에는 조세(租稅)와 예산집행에도 많은 연구를 하여 탁지정례(度支定例)를 제정, 국가의 재정집행을 엄격히 제도화 시키는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백성을 섬기며 여러 방면으로 나라에 봉직한 그는 1756년 4월 24일 6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그가 생전에 마음 두고 있던 천안 은석산 양지바른 산자락에 모셔졌다.

천안시 북면 은지리, 은석산의 박문수 묘소로 가기 전 목천면 신계리에 있는 박문수 동상을 보고 가면 이 일대가 박문수와 밀접하게 연계된 것을 느끼게 된다.

은석산 초입에서 부터는 5.7Km에 이르는 '박문수 테마 길'이 잘 조성돼 있으며 소나무 숲이 빼곡한 이 길을 걸으면 산새들 울음소리가 박문수의 올 곧은 삶을 노래하는 것 만 같다.

묘소에 올라 주위를 내려다보면 경이롭게도 충신열사들의 생가들이 펼쳐져 있다.
유관순열사의 생가와 아우내 장터는 15분 거리, 상해임시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동녕 선생, 조병옥 박사, 천안 독립기념관 모두 3분에서 20분 이내의 지척에 있기 때문이다. 정말 거룩한 성지(聖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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