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황제 측천무후(則天武后)는 잔인하고 가혹한 탄압책으로 반대세력을 눌렀다. 그녀의 신하 중에서 내준신(來俊臣)과 주흥(周興)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대신들이었다. 그들은 각종 고문 기구를 만들어 냈으며 그들에게 한 번 걸리면 없는 죄도 자백하지 않고는 못 견딜 정도로 잔혹했다.
어느 날 무후는 주흥이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밀고를 접하자 내준신을 불러 그를 조사하도록 명했다. 내준신은 주흥이 가까운 친구였지만 함정을 만들어 놓고 주흥을 유인해서 함께 술을 마셨다.
내준신이 태연하게 말했다.
“죄인 한 놈이 너무나 완강해서 모반 사실을 불지 않는데 좋은 방법이 없겠나?”
자신의 목을 조이기 위한 올가미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주흥이 신이 나서 말했다.
“그 자를 커다란 항아리 속에 넣고 사방에서 불을 지피면 인정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일세.”
그러자 내준신이 옥리들을 불러 주흥이 말한 대로 커다란 항아리를 설치해놓고 불을 때도록 명령했다.
이윽고 항아리가 뜨거워지자 내준신이 주흥에게 말했다.
“자네가 모반을 꾀한다고 해서 내게 조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네. 자네가 이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 줘야겠네(청군입차옹(請君入此瓮).”
그 말에 기겁한 주흥은 두려움에 덜덜 떨며 그 자리에서 무릎 끊고 죄를 자백했다.
이 고사는 자치통감(自治通鑑)의 당기(唐紀)편과 신당서(新唐書)의 혹리열전 등에 실려 있다. 여기서 유래해 청군입옹(請君入瓮:그대가 항아리 속으로 들어가시오)은 자기가 놓은 덫에 자기가 걸려든 주흥의 경우처럼 자기가 정한 규칙 따위에 자신이 해를 입게 되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또 내준신이 한 것처럼 올가미를 쳐 놓고 상대를 유인해 꼼짝 못하게 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우리들은 모든 일을 하면서 상대방을 억울하게도 하지만 자기가 정한 덧에 청군입옹(請君入瓮)처럼 걸려 자기의 운명과 명예가 손상 되 지 않도록 항시 덕을 높이는 덕건명립(德建名立) 해야한다.
<국전서예초대작가및전각심사위원장·청곡서실 운영·前 대전둔산초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