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와 드라마에서 나온 '스핀오프'가 최근 예능가에서도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선두 주자 역할을 하는 건 역시 tvN이다.
특히 나영석 PD는 국내에 스핀오프 형태 예능을 정착시킨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PD는 '삼시세끼'와 '신서유기' 등 자신의 대표작들을 본편에 그치지 않고 숏폼 형태의 스핀오프 예능으로 변주를 주며 작품들의 수명을 연장했다.
대표적으로 강호동이 라면을 끓이는 콘셉트의 '라끼남', 송민호와 피오의 패션예능 '마포멋쟁이', 다양한 잡기를 자랑하는 이수근의 '나홀로 이식당', 이수근-은지원의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 - 아이슬란드 간 세끼', 규현의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가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웹 콘텐츠로 공개되는 동시에 tvN에서도 5분 분량으로 방송돼 편성의 묘미도 발휘하며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나 PD의 프로그램들로 스핀오프 예능 제작에 탄력을 받은 tvN은 최근 유재석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2부작 스핀오프인 '난리났네 난리났어'도 내놨다. 떡볶이를 주제로 한 첫 회부터 시청률 3%(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훌쩍 넘기며 안방극장에 손쉽게 안착했다. 이 외에 '코미디빅리그'에서 파생한 '빽사이코러스'도 있다.
MBC와 JTBC, 코미디TV 등도 스핀오프 예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분위기다.
MBC TV는 '나 혼자 산다'의 디지털 스핀오프인 '여.은.파'(여자들의 은밀한 파티)를 통해 '조지나' 박나래, '사만다' 한혜진, '마리아' 화사의 새로운 매력을 발굴하며 팬덤을 결집했다.
이 밖에 개그맨 정형돈과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의 재연 배우들이 만들어나가는 '돈플릭스'도 시즌2까지 제작됐다.
JTBC는 대표 예능인 '아는 형님'의 스핀오프로 '아는 형님 방과후 활동', '뭉쳐야 찬다'에서 파생한 '뭉쳐야 찬다 외전-감독님이 보고 계셔' 등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코미디TV는 간판 장수 프로그램인 '맛있는 녀석들'의 스핀오프인 '오늘부터 운동뚱', '오늘부터 댄스뚱', '잡(JOB)룡 이십끼' 등을 통해 멤버들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면서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스핀오프 예능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배경으로는 '가성비'가 꼽힌다. 탄탄한 팬층을 가진 프로그램이 스핀오프를 제작하면 기존 팬들을 고스란히 끌어올 수 있고, 제작하는 데 드는 새로운 재원도 최소화할 수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7일 "본 예능이 큰 우산이 되어주는 셈"이라며 "우산을 쓰고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예능이 나오기 전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다. 또 못해도 본전이기에 표현과 포맷에 있어서 자유로워 가성비가 좋다"고 분석했다.
다만 빠른 속도로 이미지와 재미가 소모돼버리는 약점도 안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시즌제와 스핀오프가 익숙해진 트렌드가 된 것은 맞다"며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방식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낮다. 다만 스핀오프는 본편의 힘을 바탕으로 하기에 그 힘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고, 남발하기 시작하면 빠르게 소모될 가능성도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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