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체육계 폭력 뿌리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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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체육계 폭력 뿌리 뽑아야
  • 충청투데이
  • 승인 2021년 02월 21일 18시 10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2월 22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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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

최근 여자 프로배구 선수 중 쌍둥이 자매가 중학교 재학 시절 동료 선수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드러나며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 선수는 중고교 시절 학교 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됐다. 현역 프로배구 감독 한 명도 국가대표 코치 당시 선수에게 행사한 폭력이 사실로 드러나는 등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져 체육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터진 고 최숙현 선수 사건 등 체육계 전반에 걸쳐 있는 폭력 문제는 이제 그 도를 넘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천안에서도 지난해 한 중학교 배구부 감독이 학생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사실이 알려져 지역사회의 공분을 샀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는 엄청난 고통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평생을 살아가고 있다. 오래전 폭력의 악몽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자 중 대부분은 운동을 그만두거나 후유증을 앓아 사회적응 또한 쉽지 않다고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체육계의 학교폭력에 대한 국민의 인식 조사를 살펴보면 일벌백계로 조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동안의 솜방망이 처벌로는 학교폭력의 악습을 절대로 끊을 수 없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왜 폭력사태가 근절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일까. 한마디로 성적 지상주의에 물든 체육계의 오래된 병폐라고 본다. 선수와 감독은 선수들에게, 선배 선수는 기강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후배 선수들에게 쉽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또 선수가 자라서 지도자가 되면 똑같이 대물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학교 폭력은 우리 사회의 정서와 체육계의 풍토 등 여러 이유로 묻혀있었다. 그것이 곪을 때로 곪아 터져 나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폭력은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될 수 없다. 더욱이 스포츠맨십을 강조하는 체육계에서는 뿌리 뽑아야 할 적폐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어떤 문제가 불거지고 터져야만 그제야 요란한 대책을 쏟아 놓는다. 앞서 지난해 7월 우리나라 체육의 컨트롤 타워인 대한체육회에서는 스포츠 폭력 추방을 위한 특별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회적 감시시스템 속에서 스포츠 인권을 확립하고 스포츠 폭력을 뿌리 뽑자는 취지이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폭력 근절에 대해 특단의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뒤를 따라 정치권도 체육계 인권 전담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의 기능과 예산 지원 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나섰다. 제도적 뒷받침 등 근본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기존 엘리트 육성 시스템의 전면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천안시체육회도 학교 엘리트 종목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 체육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인권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수시로 운동선수들의 애로사항 청취로 폭력 및 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운동선수가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것이 곧 체육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학교 폭력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잘못된 일이다.

체육계가 폭력이 정당화되는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을 수는 없다. 인성이 바르지 못한 운동선수는 제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갖춰도 우리 사회에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체육계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합리적인 해법 찾기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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