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왜 대전에는 대형 전시장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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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왜 대전에는 대형 전시장이 없는가?
  • 충청투데이
  • 승인 2021년 03월 07일 16시 53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3월 08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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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원 오원화랑 대표

우리가 살고 있는 대전에는 많은 작품들을 걸어놓고 전시할 만한 전시장이 없다. 1978년 11월 20일에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 전시작품 58점을 도난당한 사건이 우리 대전에서 일어났는데 정부가 미술진흥정책으로 1949년 국전을 창설한 이후 1981년 30회에 걸쳐 열린 국전 중 27회 때 대전순회전에서 출품한 작품 165점 가운데 58점이 도난당해 지금까지 행방을 모르고 있다.

당시 가격으로 환산한 손실액이 1억 원 이상이었는데 국내에서 이같이 많은 작품을 도난당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왜 이러한 일이 대전에서 벌어졌을까 생각 해보니 지금까지도 대전에는 대형전시관이 대전시립미술관 하나만 있을 뿐이지 기타의 전시장이 없는 실정으로 국전작품 도난의 원인도 제대로 된 전시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있겠다.

대전에는 시립미술관이 있기 이전 시민회관에 규모가 작은 전시장이 있었다. 여기에서 대전시전이 열리기도 했는데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을 만큼 촘촘히 걸고 1부, 2부전으로 나눠서 해야 했으며 초대작가전 역시 분리해서 하는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었다. 그 후 대전시립미술관이 지어졌지만 지금도 대전시전을 개최하려면 공간이 모자라 초대작가전은 별도로 해야 할 형편이고 분리해서 한다 해도 너무 촘촘히 걸리는 형편이라 작품 감상에 충분한 거리감과 여유로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전시장 상황을 보면 예술가의 집에 여러 개의 방으로 만들어진 원형 전시장을 구성하는데 이곳은 원형으로 액자를 걸면 액자 중간부분에 공간이 생기고 맞은편 쪽과 벽사이가 가까워서 감상하기에 옹색하여 원만하게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하며 그나마 대형 전시는 할 수 없다.

2013년 대전미술협회 주관으로 국제아트페어를 처음 개최하고자 했을 때 장소를 고민하다 무역전시관을 빌려 부스를 만들어 개최했는데 그곳 역시 장소가 좁아 충분한 공간을 만들지 못하고 100여 개의 부스만 만들어 국제전람회를 몇 년간 개최했다.

그럼에도 무역전시관이 새로 건축을 시작해 지금까지 2년간 국제전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전도 하나 치루지 못할 대전의 전시장 문제는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봐야 할 문제다. 지금까지 그나마 문화예술공간을 만든 것이 대전예술의전당과 시립미술관 뿐이다. 그런데 시립미술관은 자체 기획전을 주로 하는 공간이기에 일반 미술인들은 자유롭게 활용을 하지 못한다.

대전은 우리나라에서 광역시라는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타 도시에 비해 문화예술의 불모라는 불명예스러운 오명을 가끔 듣는데 대전의 시정을 책임지는 분들께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 말 할 수 있다. 그 이유로 드는 첫 번째 생각은 다음 선거 때 재선이 중점 관심이고 두 번째는 어떻게 인기를 얻어 다음에 당선이 될까하는 인기 편승적 성향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필자가 문화예술인이기에 우선적으로 문화에 관한 것을 앞세우는 것은 아니다. 문화예술이 융성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진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부가가치도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질 수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비겔란 조각공원의 예를 든다면 비겔란 조각공원은 40여 년간의 긴 여정 끝에 완성된 세계적인 조각공원으로 오슬로시는 구스타브 비겔란 작가한데 무한정의 제작비와 시간을 투자해 세계인들의 여행코스로 만들어 어마어마한 수익과 국가 및 오슬로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문화예술공간이 됐다.

이처럼 문화예술의 장기적 투자는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먼 후세의 자산이라 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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