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허구한 날 집 얘기만 한다. 누굴 만나도 "많이 올랐더라"·"얼마에 팔았대" 이야긴 꼭 낀다. 다른 주제로 이야길 해도 결국 집으로 끝난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다. 희망이 거기에만 있다. 박한 세상 속 집값만 오른다. 아파트 높이 보다 더 오른다. 거기서 졸부들이 탄생한다. 부동산 시장에선 '억'이 쉽다. 평생 만져볼까 말까 한 그 큰돈이 여기선 쉽다. 단언컨대 누구나 한 번쯤은 "그때 집 살걸"하는 생각을 해봤을거다. 힘들어질수록 집에 대한 '집'착은 커져간다. 행복해지고 싶은 간절함이다.
☞간절함은 정부에게 닿지 않는다. 그들은 집값이 오르면 책임을 돌린다. 누군가가 집값을 올렸다는 거다. 내부에서 잘못을 찾으려는 노력 따윈 하지 않는다. 정책을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범인으론 항상 투기꾼을 지목한다. 그래서 모든 걸 옭아맨다. 투기꾼을 막겠다며 다 막는다. 대출은 막고 세금은 높인다. 규제도 깐깐하다. 하지만 결과는 엉망진창이다. 투기꾼이 아니라 선량한 국민이 죽어난다. '내 집 마련'의 꿈이 꿈으로만 남는다. 집 없다 읍소하면 정부는 임대주택에 살란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러면 바보란다. 남들 집 오를 때 빌린 집 사는 바보란다.
☞투기꾼은 정부에 있었다. LH 직원 투기 사태가 파문이다. 무려 공공개발을 주도하는 LH에서 벌어진 일이다.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악용해 투기했다.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토지 7000평을 사전에 사들였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수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땅엔 쓸모없는 맹지도 있었다. 대규모 대출까지 받았고 땅도 쪼갰다. 보상을 위한 나무까지 심었다. 잘 아니 더 주도면밀했다. 전문 능력을 이런 데 썼다. 그래놓곤 정부는 국민을 투기꾼으로 몰았다. 우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
☞그럼에도 뻔뻔하다. LH 직원들은 반성이 없다. 내부 커뮤니티엔 "아니꼬우면 이직하던가"·"어차피 곧 잠잠해질 것"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왜 자기들만 잡냐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들에겐 이런 일이 평범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문제다. 얼마나 많은 편법이 난무했는지 의심스럽다. 뿌리가 어디까지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동안의 개발은 LH에 의한 LH를 위한 일이었나. 부동산에 자신 있다던 정부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자신들의 부동산 챙기기에 자신 있던 게 아닌가 싶다. 국민들이 더 허무해지지 않기 위해선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하다.
김윤주 편집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