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이봉주, 멈추지 않은 인생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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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 이봉주, 멈추지 않은 인생 마라톤
  • 충청투데이
  • 승인 2021년 03월 21일 18시 00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3월 22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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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

'뭉쳐야 찬다'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 레전드들이 축구단을 구성해 전국의 축구팀과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일요일 저녁시간이면 거의 빠지지 않고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이만기를 비롯해 허재, 양준혁, 박태환을 비롯한 한때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재미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우리 지역 출신인 마라톤 영웅 이봉주 선수가 뛰는 모습은 더 친근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 이후 최근 TV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이봉주 선수의 근황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가 원인 모를 난치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고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허리를 제대로 펴지 못해 걷는 것조차 매우 불편한 상태였다. 그는 1년이 넘게 원인도 정확히 모른 채 허리 경련과 통증이 시달리고 있다.

이에 천안시체육회는 대한민국의 마라톤 영웅이자 천안을 빛낸 이봉주 선수를 돕기로 하고 팔을 걷어 부쳤다. 체육회 이사와 종목 단체장 등 체육회 가족을 중심으로 그가 치료와 재활을 통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계획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과 노동조합에서도 이 선수를 돕는데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뜻이 있는 시민들의 자발적 동참도 기대해 본다.

천안시 성거읍 소우리 출생으로 성거초등학교와 천성중학교를 졸업한 이봉주 선수는 고등학교 때부터 육상을 시작해 1991년과 1993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국가대표로 선발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과 1998년 방톡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 등 대한민국 체육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지난 2001년 천안 전국체전 당시 마라톤 코스였던 이 선수의 고향집 앞 도로를 '이봉주로(路)'로 명명한 것도 이러한 공로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봉주로'를 지날 때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이봉주 선수는 육상을 늦게 시작한 데다 평발과 짝발이란 신체적 핸디캡을 이겨내고 피나는 훈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비록 지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역경을 이겨내리라 믿는다. 세계적인 선수에 오른 것처럼 반드시 재기해서 전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꿈과 희망을 안겨주기를 바란다. 천안시체육회는 앞으로 이봉주 선수를 천안시체육회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이봉주 선수 이름을 내걸고 전국 마라톤대회를 개최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42.195㎞의 코스를 달리는 마라톤은 우리의 인생에 비유하기도 한다. 누구나 살면서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인생 마라토너 이봉주의 도전을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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